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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야심차게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오히려 ‘뉴스에 파는’ 거래가 나타나며 뉴욕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그 와중에 팬데믹발(發) 실물경제 악화는 지표로 서서히 드러나 우려를 키웠다.
상승 탄력 확 꺾인 뉴욕 증시
1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7% 내린 3만814.2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72% 하락한 3768.2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7% 내린 1만2998.50을 기록했다. 이번주 다우 지수와 S&P 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91%, 1.48%, 1.54% 내렸다. 상승 탄력이 확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당선인이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대형 부양책을 제시한 직후인 이날 증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바이든 당선인이 다음달 기후변화 등에 초점을 맞춘 또다른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지만, 증시는 장중 내내 약세를 보였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이사예 창업자는 “부양책 발표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뉴스에 파는(sell the news)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충격은 점점 커지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1% 감소)보다 큰 폭 줄어든 것이다. 소매판매는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목 받는 건 연말인 12월은 쇼핑 대목이라는 점이다. 팬데믹 충격이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집계를 보면, 이번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엠파이어지수)는 3.5로 전월(4.9)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6.0)를 큰 폭 하회했다. 엠파이어지수는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문제는 이같은 코로나19 충격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본토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2.3% 급락한 것은 중국 영향이 컸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다. 미국에서는 새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4만2800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3000명이 넘는 숫자다.
웰스파고 7.8%↓…은행주 폭락
다만 씨티그룹의 4분기 순이익은 46억달러로 전년 동기(50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웰스파고의 경우 4분기 순이익은 3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지만, 매출액은 10% 줄었다. JP모건 주가는 호실적에도 전거래일 대비 1.79% 내린 주당 138.64달러에 마감했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의 경우 각각 6.94%, 7.80% 폭락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4.69% 상승한 24.34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코로나19 충격에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7% 하락한 6735.71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44% 내렸고,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 역시 1.22%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15% 하락한 3599.55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