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속 우뚝선 K바이오]⑤ 코로나 지원 무게중심 이동, 치료제→백신

지원 예정 예산 2254억원 중 1085억원 집행
'치료제' 개발 셀트리온, 집행액 2분의1 받아
지원금 잔액 '치료제 349억원·백신820억원'
SK바사·제넥신 등 임상 진전시 추가지원 가능
  • 등록 2021-05-26 오전 6:05:50

    수정 2021-05-26 오전 7:43:30

[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셀트리온·대웅제약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체에 집중됐던 정부 지원이 이제는 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백신업체에 할당된 지원금이 아직 많이 남은 데다 집단면역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R&D 지원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1314억원이다. 작년 추경을 통해 확보한 940억원까지 합하면 복지부가 올해까지 코로나 치료제·백신 임상 지원을 위해 편성 예산은 총 2254억원이다.



치료제·백신 정부 예산 절반가량 집행 마쳐...셀트리온 최대 수혜

이중 절반가량은 이미 집행됐다. 복지부는 가장 임상 진전이 빠른 치료제 개발업체 셀트리온(068270)에 총 520억원(임상 1·2상 200억원, 3상 320억원)을 지원했다. 전체 예산의 4분의1, 집행된 예산의 2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어 대웅제약(069620) 총 133억원(후보물질 2개 각각 49억원·84억원), 유바이오로직스(206650) 94억원, 제넥신(095700) 93억원, 진원생명과학(011000) 74억원, 셀리드(299660) 63억원, GC녹십자(006280) 58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16억원 순이다.(대웅제약·녹십자는 치료제) 대기업은 전체 연구개발비의 50%, 중견기업은 60%, 중소기업은 75%를 지원한다는 원칙 아래 책정된 금액이다.

8개사는 엄격한 평가 기준을 통과해 해당 지원금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신청한 과제 중 입찰제안요청서(RFP)의 부합성·중복성을 사전 검토하고 제안한 내용의 실체적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실사에 나선다”며 “적절한 시기에 출시가 가능한지, 연구개발 과정에서 노하우·지식재산(IP)과 같은 자산 축적이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원 과제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본 요건을 갖춘 기업이 17곳(중복 포함시 31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경쟁이 낮진 않았다. 지원 신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계획(IND)을 받은 한국 기업만 할 수 있다.

남은 예산 1169억 중 백신이 820억

현재 남아있는 정부 지원금은 1169억원이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업체 몫이 349억원, 백신은 820억원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정부 지원의 무게중심은 백신 개발업체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집단면역이 시급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치료제·백신 모두에 지원이 이뤄져야 하지만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차원에서 보면 백신 개발 지원이 우선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치료제 지원은 집단면역이 형성된 후가 낫다”고 했다. 현재 코로나 백신으로 IND 승인을 받은 기업은 지원금을 받은 5곳이 전부다. 아직 1상에서 1·2상 단계에 머물러있는 만큼 5개사는 임상 진전시 추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큐라티스, HK이노엔, 아이진, 이연제약 등도 백신 연구에 돌입했다.

이러한 정부 지원은 기업에게 단기적으로 코로나 치료제·백신 연구비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상징성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부 지원을 받은 한 백신업체 관계자는 “현재 외부에서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외부에서 투자금을 보다 용이하게 유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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