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강백과]모유 수유와 약물 복용에 대한 오해 바로잡기

김영선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 등록 2020-05-05 오전 9:33:34

    수정 2020-05-05 오전 9:33:34

[김영선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모유는 영양·면역학적으로 장점이 많다. 신생아에게 가장 적합한 식품으로 세계적으로 모유 수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경우 48%(1988년)에서 14%(1997년)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최근 10년 동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모체의 약물에 노출되는 신생아의 수 증가
김영선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를 의미하기 때문에 수유를 시작하거나 중단하기에 앞서 신생아의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아기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엄마가 약을 복용하면 모유로 바로 통과하지 않고 유선세포의 벽을 통과한다. 물론 모든 약이 그렇지는 않다. 통과한 약의 성분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흡수되고, 아기의 위장관계를 거쳐 대부분은 소화되고 일부가 남아 흡수·대사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모유를 통한 약물 영향인자로는 약물의 용량, 제형, 투여경로, 투여간격, 모체의 대사·배설기능, 약물의 산성도·지방 용해도·단백질과의 결합력 등이 있다. 이외 신생아의 젖꼭지 빠는 정도, 모유 먹이는 시간과 간격, 모체의 약물 투여기간과 모유를 먹이는 시간과의 관계 등도 영향을 미친다.

만약 모유수유를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라면, 약 복용 시 10가지 사항을 반드시 고려해봐야 한다. 첫째, 지용성, 작은 분자량인 약은 유선세포벽을 통과하는 반면 수용성이거나 분자량이 큰 경우에는 모유로 잘 유입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뇌로 들어가는 약은 대부분 지용성이기 때문에 모유에 유입되기 쉽다. 둘째, 정맥주사로 약을 투여한 경우에는 혈액 속으로 직접 들어가 모유에 더 잘 농축될 수 있다. 반면, 근육주사나 먹는 약은 혈액에 도달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중간단계에서 희석되어 모유 속에 적게 분포한다.

셋째, 약물 제형의 선택에 있어 서방형은 피하는 것이 좋다. 넷째, 시간적으로 검증된 약이어야 한다. 다섯째, 엄마들 사이에서 충분한 시간동안 사용되어 모유수유와 병용된다고 알려진 약이어야 한다. 여섯 번째, 약이 엄마의 몸에서 빨리 제거되는 반감기가 짧은 약이어야 한다. 일곱 번째, 엄마의 모유에 최소한으로 농축되는 것이어야 한다. 여덟 번째, 가장 짧은 기간 동안 최소한의 효과량으로 복용되는 것이어야 한다.

아홉 번째, 사용하고자 하는 약제가 비교적 안전한 것이라도 수유 직후 약을 복용하고 다음 수유까지 3-4시간의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그 시간동안 대부분의 약제가 모체의 혈중으로부터 제거되고 모유 중의 약물농도가 비교적 낮아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수유 시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약물이더라도 꼭 필요한 경우에만 투여하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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