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접점 넓히는 수입주류…“하이볼 타고 20대 여성 공략"

`핫플레이스` 팝업스토어 잇따라…MZ세대 수요 확보
일주일새 수천명 다녀가…"브랜드 저변 확대에 도움"
인기 굳히기 나선 日 맥주…화려한 디자인 내세운 버드와이저
"수입맥주 경쟁 치열해져…공격적 마케팅 계속될 것"
  • 등록 2023-08-29 오전 6:45:00

    수정 2023-08-29 오전 11:05:38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수입주류 업체들이 젊은 층이 몰리는 ‘핫플레이스’에 잇따라 팝업매장를 열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하이볼 등 주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MZ세대 수요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일주일 여 만에 수천명이 다녀갈 정도로 반응도 좋아 브랜드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영FBC가 GS25와 협업해 서울 성수동에 오픈한 ‘라벨5’ 팝업스토어(왼쪽)와 앱솔루트 보드카가서울 광진구 건대 커먼그라운드에 연 팝업스토어 `앱솔루트 그라운드 믹스 위드 스티키몬스터랩`.(사진=각 사)
‘핫플레이스’에 팝업매장 잇따라…MZ세대 수요 확보

28일 종합 주류기업 아영FBC에 따르면 GS25와 손잡고 지난 21일 서울 성수동에 선보인 하이볼 전용 위스키 ‘라벨5’ 팝업매장에는 1250명의 사람들이 다녀갔다. 오픈 후 첫 주말인 지난 주말에는 500명 넘게 몰렸다.

라벨5 팝업매장은 주요 공략대상인 20대 여성고객의 취향과 감성에 맞춰 인테리어를 꾸몄으며 특히 라벨5의 노란색 색감을 강조했다. 전문 바텐더가 직접 만든 라벨5 하이볼을 즉석에서 맛볼 수 있도록 바(BAR) 공간을 마련해 핑크레이디, 블루 트로피컬, 옐로우 선샤인, 뉴트럴 선셋, 레드펀치 등 5가지 하이볼을 판매한다.

라벨5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하이볼 인기에 힘입어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기준 라벨5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00% 넘게 급증했다.

아영FBC 관계자는 “연초부터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이어온 성과”라며 “이전에는 업장에 하이볼 머신을 설치하거나 다양한 레시피를 지원했는데, 이에 더해 20대 여성 층에 라벨5를 직접 어필하는 팝업매장을 운영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솔루트 보드카도 지난 19일 서울 광진구 건대 커먼그라운드에 팝업매장 ‘앱솔루트 그라운드 믹스 위드 스티키몬스터랩’을 열었다. 해당 매장에는 이날까지 총 3200명이 방문했으며, 특히 지난 주말에는 하루평균 600명씩 총 1200명이 다녀갔다.

앱솔루트 보드카를 국내 수입·유통하는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지난 4월 신제품 ‘앱솔루트 패션프루트’를 선보인 데 이어 팝업 매장까지 진행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앱솔루트는 한국 보드카 시장 점유율 약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팝업매장에는 최근 하이볼 인기에 밀려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보드카를 다시금 띄워보려는 노림수도 작용했다. 이를 위해 주류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층, 특히 20대 여성을 공략하려는 흔적이 여기저기 엿보인다.

팝업매장은 20대 여성에게 인기가 많은 주요 칵테일을 국내 캐릭터 산업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중 하나인 스티키몬스터랩의 캐릭터들과 접목해 선보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자신만의 칵테일을 만들어볼 수 있는 이벤트와 함께 주말에는 20대에게 인기가 많은 랩퍼 키썸, 머쉬베놈 등을 초청해 다양한 퍼포먼스도 준비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스티키몬스터랩과의 협업 한정판 굿즈 상품이 이틀 만에 100개 완판되며 인기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삿포로맥주가 지난 6월 홍대에 열었던 팝업스토오 `삿포로 더 퍼스트 바`(왼쪽)와 버드와이저가 오는 9월 2일 오픈하는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일 `버드와이저X베르디` 한정판 패키지.(사진=각 사 제공)
인기 굳히기 나선 日 맥주…화려한 디자인 내세운 버드와이저

하이볼과 함께 일본 맥주 인기도 되살아나면서 삿포로맥주는 지난 6월 홍대에 팝업매장 ‘삿포로 더 퍼스트 바’를 열었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2019년 7월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 일본 맥주 불매운동이 벌어졌지만 점차 시들해지면서 올 들어서는 사실상 종료되는 분위기다. 지난 7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7985t으로 월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수입맥주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삿포로맥주는 국내 첫 팝업매장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2가지 버전의 프리미엄 맥주를 제공한 삿포로는 일본에서 특수한 기술력으로 제작한 1.1㎜ 두께의 전용잔도 가져왔다. 맛의 차이를 보다 정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삿포로맥주 관계자는 “한 달간 사전예약을 통해 방문객을 받았음에도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추구하는 맛의 이미지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맥주에 맞서 버드와이저도 오는 9월 2일부터 10월 15일까지 강남 신사동 소재 ‘하우스 도산’에서 팝업매장를 운영할 예정이다. 버드와이저는 유명 그래픽 아티스트 ‘베르디’(VERDY)와 협업했다. 베르디를 상징하는 대표 패션 브랜드 ‘웨이스티드 유스’(Wasted Youth) 특유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한정판 패키지를 팝업매장에서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맥주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팝업매장를 내세운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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