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어메니티’ 어이할꼬”…친환경 바람에 특급호텔 ‘고민’

글로벌 호텔 체인 ‘플라스틱 퇴출 운동’ 동참
‘대용량’ 어메니티로 교체, 플라스틱 사용 年30%↓
로컬 브랜드 업계, “格 떨어질라” 교체 고민
  • 등록 2019-09-06 오전 5:45:00

    수정 2019-09-06 오전 5:45:00

(사진=인터컨티넨탈)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특급호텔’이 고민에 빠졌다. 친환경 바람이 업계 전반적으로 번지면서 플라스틱 어메니티(Amenity·일회용 목욕용품) 용기에 변화를 줘야하기 때문이다. 어메니티는 호텔의 격(格)을 더해주는 요소인데 기존 작은 용기를 큰 용기로 바꾸거나 벽에 부착하는 식으로 변경 시 고급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인터콘티넨탈호텔그룹(IHG)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은 작은 플라스틱 어메니티 용기를 대용량 용기로 각각 2020년, 2021년까지 교체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퇴출 운동’에 동참하면서다.

메리어트는 보유 중인 리츠칼튼·W호텔·쉐라톤·코트야드 등 전 세계 7000개 호텔, 50만 개 객실에 이 같은 방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를 907t(약 30%)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HG는 홀리데이인 호텔앤리조트, 인터콘티넨탈 호텔앤리조트 등 17개 브랜드에 적용한다. 이에따라 국내에 있는 JW메리어트(강남·동대문), 웨스틴조선(서울·부산), 더플라자, 르메르디앙, 제주신화월드 등 국내 메리어트 계열 호텔 23곳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인터콘티넨탈 계열 호텔 2곳도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국내에선 당장 위생문제가 부각 되면서 내부적으로 어떤 방식을 채택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여전히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 지침이어서 따라야 하겠지만 위생 문제 등이 거론되면서 무조건 대용량 용기로 바꾸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신라·워커힐 등 로컬 브랜드 역시 친환경을 위한 플라스틱 줄이기에는 동참한다는 입장이지만 플라스틱을 빨대를 종이빨대로 교체한 것 외에 어메니티에 변화를 준 곳은 없다.

이들 업체는 몰튼 브라운, 에르메스, 펜할리곤스 등 해외 유명 스파 및 향수 브랜드의 어메니티를 비치해 호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데, 이를 부착식 용기나 대용량 용기로 교체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호텔 품격이 떨어질 수 있고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급 호텔과는 달리 특급호텔에 대용량이나 부착식 어메니티를 사용하면 호텔의 품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와 부정적이다”며 “어메니티 대신 서비스용품 미 사용시 할인혜택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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