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에 염증이 생기는 질염은 젊은 연령대부터 다양하게 발생하는데, 폐경 이후 여성에서는 유독 위축성 질염이 잘 생긴다. 이는 비특이성질염 또는 노인성질염이라고도 하며,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겐 양이 감소함에 따라 질 안의 호르몬 양이 변화해 나타나는 염증이다.
급성 여성호르몬 결핍 증상은 폐경 약 1~2년 전부터 시작돼 폐경 후 3~5년간 지속될 수 있지마나 대개 폐경 후 약 1~2년 정도면 호전된다. 여성호르몬이 만성적으로 결핍되면 질 건조감, 성교통, 질염, 방광염이 만성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골밀도 감소에 의해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으로 진행돼 골절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갱년기와 폐경기를 거치면 난소가 점차 기능을 상실하고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도 기능이 떨어져서 질 점막이 점차 얇아진다. 질 점막이 심하게 위축되며 분비물이 적어지면 질이 건조해지므로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출혈이 생기고 세균에 감염된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당뇨병이 있을 때, 날씨가 덥거나 환기가 되지 않는 옷을 입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폐경 후 여성에서 발생하는 노인성 질염은 대개 위축성 질염이다. 그러나 감염성 질염이나 암으로 인한 증상과 구별해야 해 질벽에서 세포질 검사(Pap smear)와 세균배양검사 등을 함께 시행한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의 초기 증상이 폐경 후 질 출혈로 나타날 수 있으며 자궁근종, 용종과 같은 양성 종양도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축성질염의 근본 원인은 호르몬 부족에 의한 변화이므로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세균을 제거하기 위해 항생제 연고를 바르거나 내복약을 복용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함께 시행하게 된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은 “여성이라면 자연스럽게 폐경기를 겪게 되고 이 시기에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동반하게 된다”며 “여성에게 부정출혈은 흔하지만 폐경 후 출혈은 염증이나 암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경 이후에는 난소 기능이 둔화돼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질 점막이 얇아지고 가벼운 자극으로도 쉽게 출혈이 생긴다”며 “폐경 후 질 출혈이 발생한다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과 난소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부정출혈은 원인이 다양한만큼 빠르게 내원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