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황모 씨(여·56)는 젊을 적에는 곧고 날씬한 다리로 치마를 즐겨 입었지만 최근에는 다리가 드러나는 치마를 입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곧았던 다리가 어느새 O자로 변형됐기 때문이다. 못생긴 다리야 긴 치마나 통이 큰 바지로 가리면 되지만 시큰시큰 거리는 무릎 통증과 작아진 키 때문에 나이 들어가는 게 서러운 기분이 들었다.
|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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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무릎 안쪽이 유난히 시큰거리는 통에 파스를 붙이는 일이 늘었는데, 최근에는 붓고 물 차는 일이 잦아졌다. 병원을 찾은 황 씨는 O다리 변형과 무릎 통증의 원인이 관절염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곧고 예쁜 다리모양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지만 다리 꼬기, 양반다리, 짝다리 짚기 등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변형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남성보다는 폐경 이후 중년 여성에게서 O자 변형이 더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연골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O자로 휜 다리는 체중이 무릎 안쪽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무릎 안쪽 연골만 비정상적으로 닳게 되면서 O자 변형을 가속화 시키고 무릎 통증을 유발한다. 이렇게 O자로 휜 다리가 무릎 통증의 원인이라면 휜 다리 교정술로 알려진 근위경골절골술로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
근위경골절골술은 손상되지 않은 바깥쪽 연골로 체중을 분산시켜 무릎 안쪽 연골만 손상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어 자신의 관절을 보존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미관상 좋지 않은 다리의 교정은 물론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특히 수술 후에도 관절 각도에 제한이 없고 재활 후에는 등산과 같은 운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젊은 관절염 환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중년 이후 O다리 변형과 무릎 통증을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치부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결국에는 무릎 관절질환의 최후술이라 불리는 인공관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무릎 관절염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을 방치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긴 시간 고통을 견뎌야 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것은 O다리 변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생활 속 나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지만 이미 변형이 일어났거나 무릎에 통증이 있다면 조기 진단과 치료로 자신의 관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