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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업계로는 유일하게, 국제 대회에 입상한 기능장이 본사에 재직 중인 에몬스가구. 국제 청소년 기능경기대회인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의 메달리스트들이자 에몬스가구 직원을 만나기 위해 인천 남동구 본사를 찾아가니 앳된 얼굴들이 앉아있었다. 22~25세에 이르는 이들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대리·과장 직급을 달고 있었다. 이호준(25)·백동진(24) 과장과 장재연(22)·조겸진(22) 대리가 바로 그들이다.
◇특진제 운영… 입상하면 ‘대리’ 특진
에몬스가구는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 대회 때부터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참가 기능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 대회로, 에몬스가구는 기계·금속·전기·전자·건축·목재 등 30여개 직종 중 목공·가구·실내장식 부문에서 출전하는 기능인들에 숙식 훈련 등을 제공한다. 에몬스가구는 이전 국내 대회 입상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기능인을 선발, 입상한 기능인들을 사내 적절한 부서로 채용한다.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 대회에서 가구 직종 금메달을 획득한 이호준 과장은 “48개 회원국에서 뽑힌 1명의 대표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쟁쟁한 대회”라며 “거의 모든 기능인들이 일생의 단 한 번밖에 없는 기회를 잡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준비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회는 평생 1번의 참가 기회만 주어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2015년 입사해 자재지원부 생산관리부에서 근무 중인 이 과장은 가구 생산 자재를 비롯해 업체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과장은 “대회를 마치고 사원에서 대리로 특진이 돼 부담감도 있었지만 금방 업무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에몬스가구는 올림픽 입상자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특진 제도를 운영, 신입사원이라도 바로 대리로 특진한다. 유능한 인재를 경쟁업체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당근’이다.
디스플레이부 백동진 과장은 2015년 대회의 실내장식직종 부문에 참가해 은메달을 따냈다. 백 과장은 “국제기능올림픽에 대해 잘 모르던 선배 직원들도 점점 인식이 달라지는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선 좋다”며 “회사에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다 보니 온전히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소속 없이 대회에 나가면 지원비를 받을 수 없어 대회 준비가 힘들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총 3일의 기간 동안 주어진 도면을 바탕으로 완성 제품을 만들어 평가를 받는 대회다. 목공 부문은 목조 주택의 특이나 구조물을 만들고 실내장식 부문은 집안 내 들어가는 창호·문틀·형광등·발코니 등을, 가구 부문은 거실장이나 벽장을 만들어야 한다. 도면 그대로 치수를 재고 재단하고 가공하는 과정을 완벽하게 마쳐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달 러시아 카잔 대회 참가 준비
미래 에몬스가구를 이끌어 갈 이들에 대한 본사의 ‘특별대우’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우선 직급 특진은 물론이며 금메달 수상자에게는 2000만원, 은메달 수상자는 1000만원의 포상금을 준다. 이들이 졸업한 학교에도 발전기금 명목으로 1000만원이 기부된다. 아울러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 부여하는 ‘사내명장’ 칭호의 영광도 누린다. 에몬스가구가 2005년부터 운영 중인 사내명장 제도는 정년 연장을 비롯해 수당 지급, 연봉 협상 우대 등을 제공한다.
인테리어 사업부 조겸진 대리(UAE 아부다비 대회 실내장식 금메달)는 “어려운 경기에서도 취업을 했고, 여기에 다른 친구들에 비해 직급도 높고 급여도 확실히 높게 받는다고 생각하니 기쁘다”며 “올림픽 대회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가지고 기능 장인을 준비해야 한다”고 후배들에 조언했다.
그런 에몬스가구는 오는 22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제45회 대회를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할 3명의 예비 기능장인들은 올 3월부터 합숙 훈련을 통해 막판 담금질을 하고 있다. 에몬스가구 관계자는 “전문성을 띤 직원들이야말로 회사의 귀한 자산”이라며 “이번 러시아 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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