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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케이웨더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준비는 미흡한 편인데, 가장 선행돼야할 관측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로 김 대표는 폭염에 대한 관리를 지적했다.
그는 “수해에 집중됐던 재난 대응이 미세먼지, 폭염 등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현재는 기온이 폭염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지만 인체에 직접 닿는 태양 복사열과 실제 체감온도와 연관이 있는 습도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1년 내내 일상의 골칫거리로 자리잡은 미세먼지는 전국적인 관측망을 갖췄다. 하지만 폭염은 관리 사각지대라는 게 김 대표 주장이다.
지난 7월 22일 경기 동두천 상패동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겼다.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면 태양이 비치는 일사 지점은 복사열로 51도 이상으로 오른다. 단순히 온도와 습도만 관리하는 현 관측체계로는 온열질환에 대한 체계적 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 2018년 여름, 우리나라에서는 온열질환으로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 대표는 “습도와 복사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온열지수(WBGT·Wet Bulb Globe Temperature)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WBGT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채택한 것으로 미국 국방부는 야외 훈련 시 온열질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일본 환경성도 2008년부터 온열지수를 도입해 도쿄올림픽 일부 종목의 경기운영에도 온열지수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열지수가 28이 넘으면 열중증 환자 발생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태양 복사열을 측정할 수 있는 설치 장비가 부족해 WGBT를 관리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서울시의 경우 25개구 가운데 17개구는 온열지수 측정기가 없다.
특히 지역별 편차가 큰 폭염은 정책 대응을 위해 현장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폭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야외 산업 현장별이나 군 훈련시설별로 온열지수 측정기를 설치하고, 측정값을 통해 필요에 따라 작업이나 훈련 계획의 재검토 등을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