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방문했던 병원에서 심장이 크게 부었다고 듣고 본원으로 이차 의견을 위해 방문했다. 환자는 이미 황달이 있어 얼굴은 노랗고 양 하지의 부종은 심해 양심실 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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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좌심실의 기능이 감소하면 신장과 간으로 가는 혈액양의 감소로 허혈이 발생하여 소변량의 감소와 간기능의 악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렇든 심장은 모든 장기로 혈액을 공급하는 기관이어서 심장 이식을 생각할 정도로 심한 심기능 저하가 발생한 환자의 경우 심장 이식전에 신장이나 간기능이 망가지게 되어 심장이식이 어렵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고 이식을 대기하는 환자들의 약 30~50% 정도는 대기기간중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는 아직 30대 말의 어린 세 아이의 아빠인데 보는 주치의인 나도 속이 바싹 타고 이식까지 환자가 버틸지 걱정이 된다. 환자는 승압제를 사용하면서 심장 이식을 대기하였는데 보통 혈액형이나 응급도에 따라 이식 기간이 달라지지만 환자의 경우는 3개월 이상의 대기기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역시나 대기기간중 심한 부정맥이 와서 환자가 의식을 잃으뻔하기도 하고 2개월이 넘은 시점에서는 심장 이외의 장기도 버티지 못하여 소변량이 급격히 줄고 황달도 더 심해졌다.
몸도 무겁고, 뇌사자가 언제 발생할지 모르고 숨도 차고 스스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환자는 점차 우울증에 빠져 마음도 힘들다. 이제 곧 추석인데 오래 해외 생활을 하고 한국으로 건강한 모습으로 와서 가족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병원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는 환자가 안타깝기만 하다. 추석 하루 전날 중환자실에서 누워 투석을 받는 환자에게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물었을 때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하신다. 중환자실에서 환자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일 수도 없고, 이식 이후도 환자가 힘드실텐데… 환자를 휠체어에 태워 병원 마당에 함께 가서 심장 모니터링을 하면서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환자분이 정말 행복해 하신다.
5년이 지난 지금 환자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심장 이식후 한달정도 투석을 진행한 후 자가 배뇨가 잘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신장 기능은 거의 정상화된 상태가 되었고 심장도 매우 좋은 상태로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운동도 하고 놀러가고 경제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 이처럼 심장은 신장이나 간 처럼 다른 장기들과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심장 이식을 결정한 환자에게 있어서 다른 장기의 보존은 매우 중요하고 다른 장기가 망가지기 전에 심장 이식에 대한 적절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심장 이식이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투석을 평생 하게 되면 암울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환자의 경우는 일시 투석을 하고 심장 기능이 좋아지면서 신장기능도 함께 좋아졌던 케이스로 심장 이식후 몸안의 수분은 다 잘 빠져서 현재 75kg 정도의 준수한 체격을 자랑하신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고 현재는 특별한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어 3-6개월마다 외래를 방문하고 있는 환자는 가끔 전화를 하면 집안에 울리는 가족들의 활기찬 목소리에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가족들을 생각하며 잘 버텨준 환자와 때 이식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금 감사함을 갖게 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