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선물 3거래일 만에 매수 1위→ 매도 2위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개인은 TIGER 원유선물Enhanced(H)를 81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과 KODEX WTI원유선물(H)도 각각 40억원, 37억원을 매수했다.
KODEX WTI원유선물(H)의 경우 개인의 투자가 활발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20.09달러까지 떨어져 18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한 지난달 31일 이후 개인은 이 상품에 대해 매수, 매도를 반복해왔다. 유가가 최저점을 찍은 날, KODEX WTI원유선물(H)은 매도 순위 5위(574억원)를 기록했지만 다음날인 지난 1일엔 반대로 매수 순위 5위(510억원)에 올랐다. 그러다 WTI가 25.32달러까지 올랐던 지난 3일, 개인들은 이 상품을 가장 많이(749억원) 팔아치웠고 23.63달러로 떨어진 전날엔 2번째(660억원)로 많이 사들였다. 유가의 등락에 따라 선물 매매 형태도 들쑥날쑥한 셈이다.
이같은 경향은 인버스, 레버리지와 결합된 상품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의 경우, 개인 투자자는 지난 3일(191억원)과 6일(67억원)엔 매수했다가 전날(57억원)은 팔았다. 특히 지난 6일엔 이 상품을 사들이면서도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42억원)을 매수했다. 원유 가격이 하락할 때 수익을 얻는 인버스와 상승할 때 얻는 레버리지라는 성격이 정반대인 상품이 비슷한 규모로 매수되는 건 그만큼 가격 예측에 혼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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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망이 불투명한 원유 관련 투자에 이미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발을 담갔다는 점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최근 동학개미운동으로 유입된 ‘주린이’, 주식 초보자들일 것으로 추정돼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미 수요가 폭증해 상품의 시장가가 급격히 올라 실제 지표와의 차이인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괴리율이 80%를 넘는 경우도 나타나는 등 시장가와 지표의 간극도 심하게 벌어지고 있다. 괴리율이 지나치게 높을 때 투자하면 추후 괴리율이 정상화되거나 유가가 예상보다 오르지 않을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원유 ETN 상품의 괴리율이 5거래일간 연속해 30%를 초과할 경우 하루동안 매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153조 ‘공익실현과 투자자 보호와 시장관리를 위하여 거래소가 인정하는 경우’에 의거해 이번 거래정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들의 원유 감산 협상에 아직 아무런 구체적 성과가 없는 만큼 유가 관련 상품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래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1000만 배럴 감산은 결론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감산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국가별 감산 비중은 어떻게 할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각국마다 다른 상황과 입장 차로 최종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쉽지 않을 전망인데다 결렬 시 유가는 다시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