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날씨정보와 경영성과 상관관계 명확…기후위기 대응 시급"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 인터뷰
기후변화 대응능력, 3대 위험관리 요소로 중요시
날씨경영, 기상정보와 빅데이터 접점
기후변화로 활용영역 무한대 확장
기상재해 특성 변화 땜질식 대응으로 부족
  • 등록 2021-08-25 오전 6:00:00

    수정 2021-08-25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과거의 경험으로 의사결정을 하던 것이 기후변화로 위험해졌다. 기후변화는 기업 경영의 3대 리스크(위험요소)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날씨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 좋은 경영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는 최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케이웨더 본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동네 편의점도 날씨에 따라 매출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날씨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케이웨더는 지난 1999년 국내 최초의 민간 기상서비스 기업으로 출발했다. 현재 기상청으로부터 기상 관련 원자료를 제공받아 분석·가공해 약 4000개 업체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 중이다.

김 대표는 “기업뿐만 아니라 소규모로 농사를 짓는 청년들도 장기예보 데이터를 구매해 파종시기와 작물 선정에 활용해 대박을 터뜨렸다”며 “기후변화로 기상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도 예측의 어려움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정보를 활용하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민간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게 김 대표의 진단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기상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기상 강국인 미국의 경우 국립 기상청과 아큐웨더와 같은 수백여개의 민간 기상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심지어 IBM이나 파나소닉같은 IT(정보기술) 대기업들도 기상업체를 인수하면서 기상산업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가 이달 초 서울 구로구에 있는 케이웨더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잦은 기상이변이 초래하는 문제는

△과거 경험에 따른 의사결정은 위험한 경우가 많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을 헤지(hedge·리스크 회피)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3대 위험관리 중 하나로 꼽는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예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평균 기온이 1~2도만 변화하는 게 단순히 덥고 추워지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지난 2018년 역대 최강의 폭염사태나 지난해 최장기간 장마같은 예상밖의 이상 기상현상은 건물관리, 농·수산업, 야외활동,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대응체계를 무너뜨렸다.

-기상이변 위험을 회피할 방법은

△가상이변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기상예보를 활용해 대비하는 것과 금융상품을 통해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기후 보험이나 기후파생상품과 같은 기후 관련 금융업이 발달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성이 커지다보니 관련 시장은 성장하고 기업들이 기후관련 정보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이다.

-최근 기상재해의 특성은 어떤가

△과거는 장마나 태풍 등 비로 인한 재해가 주요 재해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재해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비보다는 폭염, 미세먼지, 낙뢰, 꽃가루 이런 부분들까지 주요 재해분야로 인식하고 있다. 폭우보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 대기분야는 미세먼지로 시작했지만 오존이나 자외선 등에 의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우리는 이를 기후변화에 의한 신(新)재해라고 부른다. 재해도 이제는 다양한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야한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해 폭염은 심각한 재해가 될 것이다. 이미 폭염도 법적으로 자연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데 반해 관련대책은 땜질식 처방이라 안타깝다.

-폭염대책 제언을 해본다면

△폭염과 미세먼지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기상재해를 생존권으로 접근해 국가가 우선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국가는 기상재해기준을 정확하게 제공하고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폭염 관련 기준조차 없다는 말인지

△기상은 지역적으로 차이가 많다. 비는 관측망이 갖춰졌지만 미세먼지는 이제 관측망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폭염은 제대로 관측이 안되고 있다. 폭염 재해 중 대표적인 게 열사병이다. 하지만 단순히 온도를 기준으로만 관리해서는 안된다. 같은 온도라도 습도가 높으면 체감상 더 덥다. 서울같은 대도시는 복사열까지 더해져 훨씬 더 덥다. 기상청이 폭염 특보에 습도를 조금씩 반영하고는 있지만 복사열은 아예 반영이 안되고 있다.

-날씨경영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업종별 전문가들은 날씨에 따라 에너지 수요를 조정하고 건설 공정도 기온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날씨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상관련 데이터를 빅데이터나 AI를 활용해 해당 기업이나 업종에 적합한 가치 있는 정보로 바꾸는 것이다. 결국 날씨경영은 기상전문가가 아닌 각 업종별 전문가들이 날씨 정보를 적절하게 활용할 때 가치가 커진다.

-기상산업의 현주소는 어떤가

△에너지, 건설, 유통, 레저 등 전통적으로 장기예보 정보를 활용하는 업종뿐만 아니라 영세업체들도 장기기상정보를 활용해 날씨경영을 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마다 역량의 차이가 커지고 있는 점이 놀랍다. 택배 주문이 늘어나면서 대기상태는 매우 중요한 경영요소가 되고 있다. CJ그룹의 경우 국가관측망을 활용해 별도로 관측을 하고있는 것을 보고 기상정보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새삼 느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외부활동을 줄이고 택배 주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상청도 날씨경영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서비스가 겹치지는 않나.

△사업 초기에는 기상청과 케이워더를 경쟁관계로 보는 시각때문에 오해도 있었다. 하지만 기상청의 기상산업 육성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 기상청이 기본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민간기업은 서로 경쟁하면서 기상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기상정보를 활용하는 분야가 너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다. 정부는 기상 정보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면서 재해와 관련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민간은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해야 한다. 관이 민간 분야에 계속 개입하면 시장은 죽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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