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반도체株, 공급 조절·정책 지원에 반등할까

어닝쇼크 우려에 KRX반도체 이달 들어 7%대↓
하반기 업황 개선 전망 다수…K칩스법 수혜도 기대
“실적 개선 싸이클 진입 임박, 업종 전반 밸류 상향 전망”
  • 등록 2023-03-16 오전 7:00:00

    수정 2023-03-16 오전 7: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업황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수요 감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반도체 관련 기업의 실적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공급 조절 및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곧 회복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적이 악화되고 재고가 높은 현시점이 오히려 저점 매수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7.92%(210.91포인트) 하락하며 2450.72까지 하락했다. 반도체 대표주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005930)는 같은 기간 1.32%, SK하이닉스는 11.52% 주가가 빠졌다. 이달들어 약세장이 이어졌으나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37%, 코스닥 지수가 1.32% 내린 것을 감안하면 하락폭이 크다.

반도체 관련주가 부진한 것은 올해 큰 폭의 감익이 전망되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기준 예상 영업익은 2조1893억 원으로 3개월 전 예상실적대비 68.59% 하락이 예상되며 전년동기 대비해서는 84.50% 감익이 전망된다. 이는 다른 반도체 관련 업종 역시 마찬가지로 메모리 반도체 구매 수요부진과 재고조정 여파가 2분기까지 업계 전반을 누를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축소 효과로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수급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도 1분기 전후로 일단락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일명 ‘K칩스법’이라 불리는 조세특례법 개정안의 국회 입법이 가시화되면서다.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내용으로 정부 입법안을 거부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수용 의사를 밝힌 덕이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부가 지난 1월 국회에 제출한 대로 세액공제 비율을 대·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긴 조특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르면 16일 기재위 조세소위를 통과해 30일에 예정된 본회의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약세를 보이는 주가와는 달리 실적이 악화되고 재고가 높은 현 시점이 오히려 매수의 적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적 개선 사이클 진입 시점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업체의 투자 축소 및 감산은 기존 발표된 수준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산업 특성상 주가는 업황을 선행해 움직이며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종 전반에 걸쳐 밸류에이션 상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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