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제외 적수 없다”
2018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알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이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
데이터 기반 기업·시장 분석업체인 와이즈맨·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 2월 기준 818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1월(336만명)보다 약 2.4배가 늘었다. 쿠팡을 제외한 국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월간 활성이용자수를 추월했다. 같은기간 11번가는 735만명, 지마켓은 552만명으로 집계됐다. 알리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이커머스업계 안팎에선 알리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펼치는 마케팅인 ‘쩐해전술’에 속수무책이다. 알리는 최근 한국기업관인 ‘K베뉴’ 코너를 신설, 수수료 면제 정책을 펼치며 국내 기업들을 대거 유치 중이다. 국내 이커머스는 알리와 ‘쩐의 전쟁’을 펼칠 총알(자본)도 없을 뿐더러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규모의 내수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려는 국내 식음료업계의 발길을 붙잡을 만한 당근책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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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쿠팡을 제외하고선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위기상황이다. 지마켓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21억원, 롯데온은 85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11번가는 12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모두 적자를 보고있다. 가뜩이나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국내 이커머스 입장에서는 알짜 판매자들이 알리 쪽에 대거 입점하게 되면 국내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하락하고 판매 품질도 떨어질 수 있다.
국내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우리 플랫폼에서 활동하던 판매자가 K베뉴에 입점하면서 판매를 시작하면 공급받을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고 질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업체가 생산할 수 있는 판매량이 정해져 있고 생산설비를 늘리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사용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며 “당장의 위협이라기보다는 미래의 확실한 위협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업계 안팎에선 역직구 활성화가 하나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G마켓은 역직구몰인 G마켓 글로벌샵(영문샵·중문샵)을 운영하며 K뷰티, K팝스타 제품 판매로 해외 소비자들을 유입하고 있다. 지난 2월엔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에 G마켓 판매 상품을 입점시키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11번가는 지난해 말 수년 전 개설했던 ‘글로벌11번가’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재단장에 나설 구상 중에 있다.
다만 최근 알리가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까지 지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아마존이 국내 판매자들의 역직구 사업을 확대했었을 때도 K문화를 바탕으로 한 국내 이커머스의 전문성을 따라오진 못했다”면서도 “K베뉴 입점처럼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통해 판매자를 유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역직구 영역도 완전한 돌파구가 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