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판치는 홍콩 증시…언제쯤 안정될까

홍콩거래소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 23%대까지 확대
시진핑 3연임 확정에 중국 체제 리스크에 베팅 증가
증시 변동성 유의…공매도 피크아웃시 증시도 반등
공매도 과열 해소된 플랫폼·차·부동산·금융 주목
  • 등록 2022-10-29 오전 9:00:00

    수정 2022-10-29 오전 9:00:00

23일 모습을 드러낸 중국의 최고 지도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시진핑(제일 왼쪽) 중국 국가 주석, (윗줄 왼쪽부터) 왕후닝, 차이치, 자오러지, (아랫줄 왼쪽부터) 리시, 리창, 딩쉐샹 등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중전회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출범 이후 홍콩 증시 공매도 거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 공매도와 주가 하락간 상관관계가 높진 않지만,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공매도 비중 정점 통과 여부가 증시 바닥을 탐색할 주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따른다.

29일 블룸버그와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해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연간 공매도 비중은 23.4%까지 늘었다. 이는 △2016년 조지소로스 위안화 공격(공매도 거래대금 비중 17.0%) △2019년 홍콩 시위(19.7%) 때보다도 큰 폭 상회한 수준이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홍콩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유발한 시스템적 요인에는 공매도가 있다”며 “시진핑 3연임이 확정되면서 중국 체제변화에 내재된 리스크에 배팅하려는 투자자가 많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홍콩은 아직 공매도를 금지한 경험이 없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벤치마킹, 자유시장경제를 극적으로 표방하고 있어 공매도에 대한 거부감이 약하다는 평이다. 오히려 공매도를 금지함으로써 잃는 수급적 손실과 주식시장 디스카운트를 더 크게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대신 불안 요소 차단을 위한 업틱 룰, 무차입 공매도 금지, 종목 제한 등의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했다.

주가 하락과 공매도간 직접적으로 상관관계가 높다고 보긴 어렵지만, 공매도 메커니즘상 주가 변동성과는 관련이 있다는 평이다. 정 연구원은 “홍콩 증시에서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았던 2016년과 2018년은 증시 변동성도 컸던 사례가 있다”며 “올해 역시 역대급 공매도 거래 비중과 증시 변동성이 함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홍콩 증시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올해 하반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10월 7일 29.7%까지 상승했다. 주로 플랫폼, 전기차 등 성장 산업이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됐다. 다만 10월 마지막주 공매도 거래비중은 단숨에 20.1%까지 하락했다. 중국 당대회와 지도부 인선 마무리에 따른 이벤트 소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공매도 비중의 정점 통과 여부는 증시 바닥을 타진하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공매도 비중의 정점을 논하긴 이르지만 올해의 핵심 이벤트(당대회)가 종료된 시점에서 전고점(10월 7일 공매도 거래 비중 29.7%)을 위협할 만한 돌발 이벤트는 최소 12월(경제공작회의)에 있다”고 말했다.

항셍H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5배로 홍콩이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았던 2016년 수준에 근접했다고도 짚었다. 홍콩 증시의 하락으로 공매도로 인한 수급적 위험 요소를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당대회 이후 공매도 비중이 8%포인트 하락하며 수급 불확실성이 완화됐다.

증시 반등 시 선별 접근할 업종도 주목된다. 정 연구원은 “증시 반등이 나온다면 공매도 과열이 해소된 업종 투자를 우선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표적으로 경기소비재(플랫폼·자동차), 부동산, 금융 업종에 안도성 수급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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