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일터혁신이 지향해야 할 기업문화

  • 등록 2022-07-04 오전 7:19:01

    수정 2022-07-04 오전 7:19:01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대학에 있다 보면 많은 중소 기업인들로부터 늘 변함없이 듣게 되는 요청사항이 있다. “학점이나 자격증 보다 인성이 좋은 학생을 추천해 주세요.” 사용자측이 말하는 인성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조직 내에서 형식, 비형식으로 지켜야 할 매너, 소통의 기술, 즉 언어, 태도 등과 함께 조직에 대한 무한 충성과 인내심을 의미할 것이다.

수년전부터 모든 공공부문의 입사시험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직업기초능력’ 시험이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다. ‘직업기초능력’에는 의사소통, 수리, 문제해결, 자기계발, 자원관리, 대인관계, 정보, 기술, 조직이해 및 직업윤리 등 10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마다 공공부문 입사시험 시즌이 되면 전국의 학원에서는 직업기초능력 특강이 붐을 이루고 있다. 사용자 측이 생각하는 인성이 직업기초능력이라면 아니러니 하게도 ‘인성도 시험대비 특강’으로 일정수준 높일 수 있다는 착각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필자의 관점에서는 인성이란 ‘한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오며 축적된 그의 스토리가 담겨있는 내재된 정체성’이란 생각이다. 옳던 그르던 어려서부터 형성되어 온 자기 정체성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채용에 있어서 기존의 관점을 바꾸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의 현실은 이미 형성된 산업화 시대의 가치들이 작용하면서 그 기준의 틀 안에서 근로자를 소유하려는 습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습성은 주로 중소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볼 수 있다.

기업이 진정으로 훌륭한 인재를 원한다면 인재채용에 대한 인식을 사용자 중심에서 구직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구직 청년층의 내재된 다양한 스토리를 융화하고 발전시키며 기업의 생산성에 자연스럽게 기여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의 혁신’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기업문화의 혁신은 궁극적으로 작업장 혹은 사무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터혁신(workplace innovation)’으로 이어질 것이다.

전통적으로 일터혁신은 작업장 수준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기술 및 사회시스템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하고 작업관행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도입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그동안 일터혁신이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는 점은 다양한 연구들에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일자리의 유지와 창출뿐만 아니라 각종 고용노동정책의 미시적 실천토대라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가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일터혁신은 노사관계와 고용을 매개하는 핵심변수로서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일터혁신이 국가혁신시스템(national innovation system)의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노동시간 단축과 유연성이라는 사회적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더욱 중요하다.

그간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장시간 근로개선, 고용문화개선, 임금체계 개선, 평생학습, 노사파트너십 체계구축 등 9개 영역에서 광범위한 일터혁신 컨설팅을 지원해 오고 있다. 오랜 노력으로 생산성 혁신과 품질향상 그리고 근로생활의 질을 개선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이들 영역 중 고용문화개선은 기업의 비전,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DNA이며 회사의 존재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기업의 고유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으로 회사의 성장 단계에 따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함을 의미한다.

‘우주는 원자들로 조합된 것이 아니라 스토리로 만들어 진 것’이란 경구가 있다. 기업문화 역시 기업의 성장 스토리로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좋은 기업은 최고 경영자부터 평사원에 이르기 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자랑할 만한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기업이다. 서로가 서로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가 있는 기업문화는 일터혁신이 최우선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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