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구 대표는 KT 이사회에서 후보자들과 경쟁을 포기하고 후보에서 사퇴하기로 했다는 뜻을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기업에 대해 강력한 개혁 의지를 드러낸 데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경쟁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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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이 같은 ‘민영화 3형제’ 중 시가총액으로는 둘째인 KT&G를 눈여겨 보고 있다. KT&G 지분을 갖고 있는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인 없는 기업 중 거버넌스에 문제가 있는 건 KT뿐이 아니다”라며 KT&G를 주목했다.
‘민영화 3형제’ 중 KT&G 주목 이유는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KT&G를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데 있다. 현 대표이사 재임 기간 주가 상승률을 단순 비교해 보면, KT는 구 대표가 취임한 2020년 3월30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주가가 61% 올랐다. 포스코도 최정우 회장이 2018년 취임해 연임에 성공한 현재까지 1%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KT&G는 백 사장이 취임한 2015년 10월8일 부터 지금까지 주가가 17% 하락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21% 상승)를 크게 밑돈다.
대표이사가 보유한 회사 지분 역시 KT&G가 가장 적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백 사장의 보유주식 수는 293주로 전체 지분의 0.00021% 수준, 2600만원 규모에 그친다. 이는 KT 구 대표(3만6571주·약 12억원)나 포스코 최 회장(1526주·약 5억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백 사장이 KT&G 주가 부양 의지가 없을 수밖에 없다고 행동주의 펀드들은 지적하고 있다.
KT&G “독립기구서 결정…지속 성장 중”
다만 주주총회 절차를 거쳐 뽑힌 사장인 만큼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어 간과되는 부분에 대해선 주의가 필요하지만, 상장기업의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사항이라면 절차상 적법하다는 주장이다.
KT&G 측은 “백 사장 선임은 정관 등 사규에 따라 당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공정하고 엄격한 자격심사를 거쳐 사장 후보자 선정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며 “사장 후보자 선임과 추천에 관한 모든 권한은 사추위에 귀속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 사장이 보유한 KT&G 주식 규모가 적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공시의무가 없는 우리사주를 합하면 4000주가량을 보유 중이라는 것이 KT&G 측 입장이다. 이는 약 3억6120만원 규모다.
기업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KT&G는 “백 사장 취임 이후 차세대 제품(NGP) 등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 확대 및 수익성 강화 노력으로 취임 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2.8%, 5.9% 증가했다”며 “특히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최고 매출액 기록을 경신하고 2020년 최초로 매출액 5조원을 돌파했다”고 짚었다.
이어 “현 대표 취임 전인 2014년 말과 비교하면 2022년 말 주가는 20.2% 상승했고, 주가는 금리나 환율, 투자트렌드 등 다양한 외생변수에 영향받을 수 있다”며 “특정 시점의 주가를 단순비교하는 것보다는 경영실적과 잠재력 등을 종합 고려해 기업가치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주인 없는 기업의 대표 선임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어떤 지배 혹은 소유 구조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핵심 경영진이 결정된다”며 “대표 선임이나 연임 등 부분이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만큼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