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코끼리 '코식이'의 비밀 밝혀졌다

에버랜드와 해외연구진 공동연구로 음성학적 비밀 밝혀져
2일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논문 게재
  • 등록 2012-11-02 오전 8:00:35

    수정 2012-11-02 오전 10:09:41

[이데일리 이승형 선임기자] 에버랜드의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의 음성 모방 능력은 사회적 유대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코식이가 사람 말을 흉내 낸 이유가 사육사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코식이는 에버랜드 사파리에 살고 있는 22살짜리 수컷 아시아 코끼리로, 사육사가 평소에 사용하는 ‘좋아, 안돼, 누워, 아직, 발, 앉아, 예’ 등 총 7마디의 단어를 따라 해 2006년 국내외 언론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에버랜드 제공]
  2일 에버랜드에 따르면 독일의 생물 물리학자 다니엘 미첸 박사와 코끼리 음성 의사소통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안젤라 스토거-호워드 박사가 지난 2010년부터 현장 자료 수집 및 분석 연구를 한 결과 코식이가 사람의 말을 따라 할 때는 아시아코끼리가 내는 194개의 울음소리와 매우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며, 이것이 사육사의 음성 주파수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초점은 코식이가 인간 외 종에게는 형태학적으로 불가능한 ‘언어 모방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 해외 연구진들은 코식이 음성과 영상을 기록해 다른 아시아 코끼리의 소리를 비교 분석하는 등 정밀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코식이가 사육사와 오랫동안 함께한 점에 착안해 이러한 음성학습이 사회적 유대를 강하게 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혔다.

스토커 박사는 “코식이의 소리 모방 능력은 사람의 음성 학습 능력의 진화적 측면과 생물학적 측면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코식이가 추가적으로 새로운 단어를 학습하거나, 현재 발성하는 단어의 표현이 개선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2일 세계 저명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온라인 판에 등재됐다. 포유류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구사하는 것에 대해 이처럼 과학적으로 조사·기록된 것은 ‘코식이’의 사례가 처음이다.

커런트 바이올로지는 인용지수(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일정 기간 동안 인용된 빈도) 기준으로 전체 10 안에 드는 권위있는 학술지다.

이번 논문 연구에는 권수완 에버랜드 동물원장과 오석현 담당 수의사도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는 내년 봄 개장 예정인 에버랜드 신규 사파리에서 볼 수 있다.
지난 2010년 10월 에버랜드를 방문한 다니엘 미첸 박사와 코끼리 음성의사소통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안젤라 스토거-호워드 박사가 ‘코식이’의 음성 연구를 실시하는 모습. 이들은 에버랜드 동물원 권수완 동물원장, 오석헌 수의사 등 에버랜드 연구진들과 공동으로 현장 자료수집 및 분석을 실시했다.에버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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