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아버지의 딸, 어쩔 수가 없더라"

소리꾼 조아라 1인극 '어쩔 수가 없어'
멀티인터랙티브 굿놀이
아버지 조정현과의 관계 그려
16권 스크랩북·180개 비디오 바탕 대본 작업
"공연하며 아버지와 가까워져…스스로 치유받는 느낌"
6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
  • 등록 2015-09-03 오전 6:15:31

    수정 2015-09-03 오전 6:15:31

소리꾼 조아라(오른쪽)와 아버지 개그맨 조정현(사진=몸소리말조아라).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으스스한 분위기의 무대 위. 절규하는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넌 누구야?”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판소리’를 시작한 어린 소녀는 어느덧 30대 중반의 여인으로 성장했다. “요새 느그 아버지 솔찮이 TV에 나오더라.” “동네에서 거시기 딸로 유명했지라.”

배우이자 소리꾼 조아라(34)의 실험적인 1인극 ‘어쩔 수가 없어’가 오는 6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한다. ‘2015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다원분야에 선정된 작품으로 ‘싸이코 무녀 조아라의 멀티인터랙티브 굿놀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조아라는 198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 코미디언 조정현 씨의 딸이다. 유명 개그맨 출신으로 사업에 뛰어들며 앞만 보고 달리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기까지. 이번 공연은 원망과 외로움, 아픔과 고통 등을 담은 광대 조아라의 솔직한 삶이다.

그간 전통극 ‘타이거 헌터’(2007), ‘접신가객’(2011), 연극 ‘레드채플린’(2013), ‘물고기들’(2014) 등을 통해 10여년간 꾸준히 관객을 만나 왔다. 몸·소리·말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형식을 탐구하는 프로젝트 그룹 ‘몸소리말조아라’를 창단해 ‘불러주는 이야기’ ‘싸이코시스: 커튼을 여세요’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2011년 국제아동청소년 연극협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연기상과 2013년 서울연극제 ‘올해의 젊은연극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멀티인터랙티브 굿놀이 ‘어쩔 수가 없어’의 한 장면(사진=몸소리말조아라).


‘어쩔 수가 없어’는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언제나 바쁘고 엄했던 아버지를 탐구하며 자신의 길을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 제목은 아버지 조씨가 활동할 당시 히트시켰던 유행어다. 사람이 살면서 겪는 ‘어쩔 수 없는’ 관계·상황·굴곡을 아버지와 딸을 통해 보여준다. 아버지가 보관하던 16권의 스크랩북과 180여개의 비디오를 바탕으로 대본을 썼다. 다큐멘터리, 연극, 판소리, 사운드, 비디오 등 여러 매체가 상호작용하는 형식이다. 뇌졸중을 앓은 뒤 몸이 불편한 아버지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등장한다.

“작품을 하기 전엔 아버지와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 작년에 문득 ‘이제 내 이야기를 풀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힘들었다는 걸 처음으로 고백하고 대화도 많이 했다. 굉장한 진보다. 하하.” 아빠도 광대의 삶을 살았으니 결국은 이해해주지 않을까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공연을 하면서 나 자신이 치유받는 느낌이다. 내가 무녀로 살겠다고 한 것은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예술인으로 활동하겠다는 다짐이다.”

이번 공연은 그녀 자신에게도 도전이었다. 연출과 작창, 퍼포먼스 등 모든 구성을 혼자 도맡아 진행했다. “영상과 소리 등을 구심력 있게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였고 관객과 소통도 잘하고 싶었다. 살면서 누구나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 있다. 그걸 받아들일 때 얻는 편안함과 자유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멀티인터랙티브 굿놀이 ‘어쩔 수가 없어’의 한 장면(사진=몸소리말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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