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서울 한강 변에 들어선 용산 산호아파트가 ‘하이엔드 브랜드만 접수받는다’는 조건으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에 있는 산호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2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를 예정하고 있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 |
|
산호아파트는 1977년 준공해 올해로 47년 된 아파트로서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지났다. 현재 12층, 6개 동, 554세대 규모인 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7개 동, 647세대(임대 73세대) 규모로 재건축하고자 한다. 이런 내용으로 사업시행 인가를 위한 주민 공람까지 마친 상태다.
사업지는 강변북로와 맞닿을 정도로 한강과 가까이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도보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현재는 한강 조망은 일부 세대는 불가능하지만, 정비사업을 통해 동 위치를 조정하고 전세대 한강 조망을 확보할 계획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인접한 것도 호재로 평가된다. 서울시는 내년 착공해 이르면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추진한다. 최고 100층 안팎으로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글로벌 기업 등이 입주하면 업무 배후 시설로서 평가받을 수 있다.
조합이 시공사에 요구하는 절대 조건은 ‘입찰 참가 시공자의 최상위 브랜드(하이엔드 등)로 참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 브랜드를 일반과 고급 각각으로 이원화해 운영하는 건설사라면 고급 브랜드로 참여하고, 브랜드가 하나인 건설사는 시공 조건을 고급화하라는 취지다.
공사비가 관건으로 꼽힌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총액 3287억여원으로 평(3.3㎡)당으로 치면 830만원이다. 여타 사업장의 평당 공사비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지만, 고급화와 세대수는 변수일 수 있다. 현재 잠실진주(2366세대)는 823만원,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5002세대)는 829만원으로 각각 평당 공사비를 올리는 방안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936세대)은 평당 공사비 808만원 수준에서 시공자를 선정하지 못해 재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장설명회에는 시공능력 수위권에 속하는 복수의 건설사가 참석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자 입찰에 응할지 검토하는 차원에서 당일 참석해 사업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파트 시세는 15억원(40㎡·전용면적 기준)~29억원(113㎡)에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