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마이스 도시 키우려면 지역 문화관광 자원에 스토리 입혀야"

한국마이스관광학회 춘계 학술대회
안경모 경희대 관광대학원 교수
문화관광 자원에 스토리 입혀야
역사유적·자연경관 의존 피하고
산업시설·지역축제 활용 늘려야
  • 등록 2023-07-28 오전 5:59:53

    수정 2023-07-28 오전 7:43:57

안경모 경희대 관광대학원 교수가 지난 2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년 한국마이스관광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울산=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지역 문화관광 자원에 스토리를 입혀야 콘텐츠가 된다.”

안경모(사진) 경희대 교수는 지난 21일 울산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3년 한국마이스관광학회 학술대회’에서 마이스 도시로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차별화된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지역마다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관광자원은 많지만 내재된 가치와 히스토리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문화관광 콘텐츠의 원재료인 지역 관광자원의 범주를 역사문화 유적, 자연경관 등에서 산업시설, 공연, 축제 등으로 확대해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울산광역시, 울산문화관광재단이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는 ‘지속가능한 마이스 산업의 융복합 발전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전국적인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분위기 속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시설 가동에 필요한 행사 발굴·유치가 아닌 도시 전체의 관광·마이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 찾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강연을 맡은 안 교수는 마이스의 지속가능한 융복합 발전 전략으로 문화관광 콘텐츠 활용을 제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실 관광진흥비서관을 지낸 그는 “아무리 훌륭한 문화자원도 제대로 경험하고 느끼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다소 무겁고 어려운 역사·문화적 가치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안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스토리텔링은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좀 더 쉽게 접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고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년 한국마이스관광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안경모 경희대 교수(오른쪽부터)와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학 교수, 김기헌 영산대 교수, 박효연 전남대 교수가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안 교수는 문화관광 콘텐츠는 반드시 역사나 문화적 가치를 지닌 유적이나 유물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문화관광 자원을 개발할 때 지역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방문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이탈리아 북부의 소도시 베로나는 중세시대에 지은 옛 건물을 세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의 여주인공 줄리엣이 실제 살았던 집처럼 꾸며 한해 수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었다”며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가 전 세계 29개국에서 뮤지컬로 제작되면서 무거운 역사 유적지에서 친근하고 익숙한 관광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2021년 4월 울산전시컨벤션센터 개관으로 중공업 도시에서 마이스·관광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울산에 대해선 “차별화 요소를 갖춘 독특한 자원과 스토리가 많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1970년대 고(故) 정주영 회장이 500원짜리 지폐 한장으로 선박을 수주하고 차관을 얻어내 조선소를 지은 울산 미포를 한국 조선 산업사(史) 태동지로서 울산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스토리이자 콘텐츠로 꼽았다.

안 교수는 “선사시대 고래잡이 모습을 새겨놓은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역시 울산만의 고유한 콘텐츠로 경쟁력을 갖췄다”며 “매년 지역에서 여는 고래잡이 축제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새로운 콘텐츠와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컨벤션과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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