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선점하려면..소재·공정개발 통합 R&D, 스타트업 육성해야”

<미래기술25-전고체배터리②>
유지상 KETI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 인터뷰
국내 경쟁력, 일본과 미국에 이어 중국과 비슷
“소재에서 제조장비, 공정까지 통합 개발해야”
정부차원의 스타트업 육성과 인재육성 지원도
  • 등록 2022-08-19 오전 6:00:00

    수정 2022-08-19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민 기자]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이차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터 공정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연구개발(R&D) 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아울러 다양한 스타트업이 나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이를 스케일업(scale-up)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정부 차원의 스타트업·인재 육성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유지상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센터장.
유지상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센터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것으로 전망하는 ‘전고체 배터리’ 글로벌 시장 석권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유 센터장은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수준은 상용화까지 60~70% 정도 와 있다고 진단했다. 그 중 가장 앞서 있는 곳을 일본으로 꼽았다. 그는 “일본은 국내 기업이 전고체 연구를 본격화하기 15년 전인 2005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며 “그렇다 보니 기초소재 연구가 앞서 있고, 원천기술도 국내 기업보다 많이 확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뛰어든 전 세계 기업을 총 54곳으로 집계하고 있다. 북미 18곳, 유럽 7곳, 일본 7곳, 중국 10곳, 한국 7곳 등이다. 이중 일본의 완성차 업체 토요타가 오는 2025년에 가장 빨리 전고체 전지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어 미국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앞서 있고, 우리나라와 중국이 그 다음으로 비슷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유 센터장은 실체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며 시장을 선점한 기업은 아직 없는 만큼 시장 석권을 위한 통합적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고체 배터리는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등 고체 소재에 따라 물성이 다 다르다”며 “이에 소재 따로, 제조장비 따로, 공정 따로 개발하는게 아니라 이를 통합하는 R&D 체계를 갖춰야 양산에 속도를 내고 경쟁력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차세대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관련 산업육성도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유 센터장은 “미국의 경우 ‘솔리드파워’나 ‘퀀텀스케이프’ 등의 배터리 스타트업이 크게 투자를 받아 전고체 전지를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 배터리 산업은 사실상 대기업 위주로만 형성돼 스타트업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 고수익)에 도전하기 쉬운 구조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현재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소형전지부터 중형전지까지 생산기술이 차츰 올라가면서 대형전지까지 확장된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도 스타트업이 들어와 다양한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이러한 기술들을 소형전지에서 스케일업(scale-up) 해 대형전지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인력 양성도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유 센터장은 “국내 배터리 산업전체를 놓고 봤을 때 전기차 시장은 수직 성장하면서 배터리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배터리 생산 라인에 필요한 엔지니어나 기술 개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결국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나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과 함께 인재육성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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