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쓰던 골목 사장님 넷 중 한 명 '코로나 실직'

한은, 코로나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발표
알바생 뒀던 사장님, 사업체 접고 4명 중 1명은 실업
사장님에 고용된 직원들 843만명에 달해..고용 불안
  • 등록 2021-06-08 오전 6:00:00

    수정 2021-06-08 오전 8:01:27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의 가게에 코로나19의 타격으로 폐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노진환 이데일리 기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3층짜리 커피숍을 운영해온 김모씨.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방역조치로 매출이 급감해 직원들 인건비도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결국 문을 닫았다. 직원들은 모두 해고했지만 폐업신고는 하지 않았다. 김씨는 “ 방역조치가 풀리면 다시 가게문을 열 수 있다는 희망에 차마 정리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직원들을 두고 업소를 운영해온 자영업자 사장님들이 코로나19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대거 문을 닫고 일용직이나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들이 취약계층 고용을 상당 부분 떠안고 있다는 점에서 줄도산이 이어질경우 고용시장 회복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래프=문승용 기자)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에서 코로나 충격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직원을 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들이 입은 타격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해 137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6000명(10.8%) 감소했다. 직원이 많을수록 고정비 비중이 높아 경기 충격에 취약했다. 이들은 문을 닫은 뒤 상당수가 일용직이나 실업자로 전락했다.

한은이 2월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고용 상태 변화를 살펴본 결과 4명 중 1명(25.4%)은 실업자가 되거나 아예 취업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했다. 사장님에서 임금 근로자로 전환한 경우는 31.1%로 집계됐으며 이중 임시일용직이 7.3%나 됐다.

가장 큰 문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몰락은 시간차를 두고 해당 자영업자가 고용하고 있던 직원들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자영업자에 고용된 임금 근로자와 무급가족종사자 수는 843만명에 달한다. 자영업자 당 평균 5.5명을 고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6만6000명 감소하면서 이들이 고용한 91만3000명도 직장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 차장은 “숙박·음식점 등 전통적인 자영업은 폐업까지 1년 넘게 걸린다”며 “추가적인 고용 조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전통적 자영업으로부터 생산성이 높은 업종으로의 고용 재조정을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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