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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결의한 상장사는 7곳으로 집계됐다. 유·무상증자 결정 후 다음 거래일 주가가 하락한 상장사는 5곳으로 과반이었다.
가장 많이 주가가 하락한 상장사는 피플바이오(304840)였다. 증자 결정 후 다음 날 주가가 21.6% 급락했다. 피플바이오는 지난달 30일 400억원 규모의 운용 및 채무상환 자금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을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총 508만주다. 예정발행가액은 주당 7870원이며, 상장예정일은 오는 11월1일이다. 같은 날 보통주 1주당 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무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350만6577주이며, 신주상장예정일은 오는 11월9일이다. 피플바이오 측은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보통주 신주의 경우에도 자동적으로 무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지난 5월30일 유무상증자를 결정한 피씨엘(241820)도 다음 날 주가가 13.5% 하락했다. 피씨엘은 520억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와 보통주 1주당 2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쥐꼬리 무증은 무용…쪼개기 유증도 혼란 키워”
상장사들이 주주배정 유무상증자를 동시 결정한 뒤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자를 통해 유통주식수가 확대돼 기존 주주들의 보유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기존 주주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경영 실패의 책임을 주주 탓으로 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기업이 무상증자를 소규모로 할 수밖에 없는 건 자본적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상증자는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회계 처리하는 것으로, 자금 여력이 없을 경우 소규모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짧은 주기로 유상증자를 쪼개서 추진하는 것도 주주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피플바이오의 경우 지난달 30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전인 지난 21일 강성민 대표이사 외 2명을 상대로 54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실제 제3자배정 이후 주가는 1% 넘게 소폭 상승했지만, 주주배정 증자 후에는 두자릿수 넘게 하락하며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