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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호조’ 등에 업고 다우 상승
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상승한 3만2033.2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내내 상승세를 타면서 3만2000선을 넘어섰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1% 내린 3807.30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63% 떨어진 1만792.68에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엇갈렸다. 개장 전 나온 성장률 지표는 예상을 웃돌았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전기 대비 연율 기준)는 2.6%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를 상회했다. 1분기(-1.6%)와 2분기(-0.6%) 모두 역성장을 했다가 세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에 다우 지수는 장중 내내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소비 행태를 반영해 조정하는 3분기 가중평균 GDP 물가지수(chain-weighted GDP price index)는 4.1% 오르는데 그쳤다. 월가 전망치(5.3%)를 밑돌았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소 완화한 것이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309%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11%까지 내리면서 주식 투자 심리를 일으켰다.
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호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GDP는 골디락스(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딱 적당한 수준) 수치였다”며 “미국 경제가 회복력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아직 미국 기업들의 인력 감축이 줄을 잇지는 않고 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테슬라, 메타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정리해고를 본격화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가 ‘어닝 서프라이즈’ 성적표를 공개하며 주가가 3.27% 급등한 점도 다우 지수를 떠받쳤다.
불안한 빅테크…나스닥 또 하락
그러나 나스닥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기술주들의 잇단 어닝 쇼크 탓이다. 전날 온라인 광고 축소와 메타버스 사업 손실 등으로 실적 쇼크를 내보였던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주가는 하루에만 24.56% 폭락했다. 특히 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집착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모건스탠리의 브라이언 노왁 분석가는 “메타가 인공지능(AI) 역량을 키우기 위한 지출을 이어가면서 회사의 문제는 지속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05달러에서 105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코웬의 존 블랙리지 분석가는 역시 비용 증가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205달러에서 135달러로 내렸다. 애플(-3.05%), 마이크로소프트(-1.98%), 아마존(-4.06%), 알파벳(구글 모회사·-2.85%) 역시 큰 폭 떨어졌다.
그나마 애플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3분기 매출액은 901억5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889억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29달러로 예상치(1.27달러)를 웃돌았다.
CNBC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알파벳, 메타, 넷플릭스 등 7개 빅테크의 시가총액 합산은 1년 전인 지난해 10월 27일 10조7358억달러에서 이날 7조6943억달러로 급감했다. 1년 만에 3조415억달러, 한국 돈으로 약 4328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액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자 사상 처음 2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2.00%로 75bp(1bp=0.01%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은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2%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51%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GDP 호조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33% 오른 배럴당 89.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어느덧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했다. 지난 13일 이후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