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서울 땅값…"분양가 더 끌어올릴 듯"

[분양가서 땅값 비중 62% 사상 최고]
"대지비 상승, 분양가 상승으로 직결될 수 밖에 없어"
"서울과 지방 청약 격차 커질수록 서울 땅값 더 올라"
  • 등록 2023-06-22 오전 6:00:00

    수정 2023-06-22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지난달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에서 땅값(대지비)이 차지하는 비율이 60%를 넘치며 수치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굳어지면서 서울 땅값도 급격하게 상승한데다, 서울은 지방보다 민간택지 비중이 높아 수요에 따라 땅값이 탄력적으로 즉각 반응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1일 이데일리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발표하는 서울 아파트 분양가 중 대지비 비율 월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5월 62%를 기록하며 2018년 집계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HUG의 ‘분양가 중 대지비 비율’은 매달 HUG의 분양보증을 받은 30가구 이상의 민간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수치다. 아파트 분양가는 건축비와 택지비로 구성되는데 택지비는 순수 대지비용(민간은 감정평가액)에 가산비(연약지반보강, 흙막이, 특수공법 등)를 더한 금액으로 결정한다.

안 그래도 공사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땅값까지 오르면서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이전에는 분양가 상한제로 토지구매 비용이 어느 정도 선이 정해졌을 수 있지만 이젠 규제가 풀리면서 서울은 수요에 따른 대지비 증가가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특히 서울은 민간 택지 감사평가를 받는 비중이 수도권 지방보다 훨씬 높기에 시세에 더 탄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분양가에서 땅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은 지난해 8월에는 분양가에서 대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9%를 차지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이 비중이 57%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반면 공공택지 비중이 높은 지방은 대지비 비중에 6년째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지비 상승은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 서울의 분양가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건설사 자재비가 올랐다고 하지만 분양가에서 가장 핵심은 토지비용이다”며 “토지비용이 증가했다는 건 건설사엔 공사비보다 부담일 수밖에 없고 분양가 상승 직결 요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106만6200원으로 전월(㎡당 928만6000원, 3.3㎡당 3064만3800원)보다 1.38% 올랐으며 지난해 같은 달(㎡당 855만원)과 비교하면 10.11% 상승했다.

일각에선 분양가 상한제가 사라지면서 제대로 된 대지비가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사실 분양가를 정하려면 공사비나 땅값이 상당 부분인데 공사비는 통제 가능한 부분이 아닐 뿐 더러 지난 정권의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지난 몇 년간 대지비의 감정가가 더 낮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정권이 바뀌고 규제가 풀리면서 제대로 된 현실적인 감정가를 반영하면서 변동성도 크고 증가폭도 크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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