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염, "참고 지내다 일상생활에 불편 초래 할 수 있어 주의해야"

연골 모두 닳아 뼈 끼리 직접 마찰, 보행 어려워 독립적인 일상생활 불가
  • 등록 2022-05-28 오전 8:18:59

    수정 2022-06-20 오후 4:11:1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A씨(72세)는 5년 전부터 시작된 무릎 통증이 최근에 더욱 심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통증쯤으로 생각하고 파스를 붙여가며 참아왔지만, 이제는 간단한 집안일 조차 혼자 하지 못하ㄴ느 신세가 될 수도 있다. 결국 가족들의 도움으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무릎 사이 연골이 모두 닳아 관절끼리 직접 부딪치는 심한 무릎관절염이 진행됐다”는 의사의 설명을 듣게 됐다.

무릎 관절염은 무릎 관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모두 닳아 뼈와 뼈가 직접 마찰하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외부적인 충격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게 된다. 연골은 자동차 타이어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할수록 계속해서 마모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무릎을 오랫동안 사용해온 65세 이상에서 발병확률이 높으며, 최근에는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무릎 관절염을 앓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 관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89만 6,9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0년 기록했던 220만 331명보다 약 70만 명 늘어난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살펴보면 지난해 60세 이상 무릎 관절염 환자 수는 217만 5,988명으로 전체 환자의 75%를 차지했으며 이 중에서도 60세 이상 중년 여성의 환자 수가 154만 3,809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 관절염은 퇴행성 변화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 습관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쪼그려 앉아서 하는 가사노동이나 농사일 등을 오랫동안 해왔다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무릎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비만은 무릎 관절에 무리를 가해 관절염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무릎 관절염이 의심된다면 X-ray나 MRI 촬영을 통해 관절 사이의 연골이 얼마만큼 남아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관절염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 연골의 손상이 경미한 상태라면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시큰거리는 정도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때에는 생활 습관 개선과 운동 요법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닳아 뼈가 서로 닿기 시작한 수준이라면 부종과 함께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앉았다 일어날 때 어려움을 겪게 되고 점차 다리가 O자형으로 굽어지게 된다. 이 시기부터는 약물치료와 주사 치료만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한번 닳아진 연골은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로는 손상된 관절면을 다듬어 환자의 무릎뼈 크기에 맞는 인공관절을 씌우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인공관절 사이에는 특수 제작된 인공 연골을 삽입해 무릎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발전하면서 정확성과 안정성이 향상됐으며 인공관절의 소재도 그 전보다 내구성이 강화돼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고 있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양익환 부장은 “쌓인 농사일이나 집안일 때문에 통증이 생겨도 참고 견디다 수술이 불가피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흔하다”며 “지속적인 무릎 통증이 느껴지는 65세 이상 고령층이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허벅지 근육을 강화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무릎 관절은 하루에도 수백 번씩 굽혔다 펴는 것을 반복하는 부위인 만큼 젊은 시기부터 관리해 나갈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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