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당뇨병 환자는 여러 종류의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다. 혈당을 엄격하게 조절하면 상당수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뇨병을 오래 앓게 되면 합병증을 완전히 예방하기란 쉽지 않다.
말초신경증은 당뇨병과 관련된 가장 흔한 합병증 중의 하나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으나, 고혈당으로 인한 신경손상, 혈액 순환장애가 주원인으로 손꼽히
| 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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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다. 당뇨병 진단 당시 말초신경합병증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진단 후 25년 후에는 환자의 약 50%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심한 통증이나 찌릿찌릿한 느낌, 조이는 듯 하거나 쥐가 나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감각이 감소하며, 걷는데 불편하거나 균형을 잡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말초신경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문진과 신경학적 진찰이 필요하며 필요에 따라 전기 생리학적 검사를 시행한다. 대표적으로 신경전도 검사가 있는데, 팔이나 다리에서 신경이 지나는 부위에 전기적인 자극을 가해 반응을 측정하는 검사 방법이다. 이외에도 근전도 및 유발전위 검사 등을 시행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수록, 당뇨병 조절 정도가 불량할수록 말초신경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흡연은 직접적인 미세혈관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성 합병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위험인자다.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당뇨병과 관련된 질환을 동반한 경우에도 말초신경병증의 위험이 증가한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신장병증 등 당뇨병 관련 합병증을 동반하고 있을 때도 말초신경병증의 위험은 증가한다. 고혈당의 치료와 더불어 약물치료를 시행해야 하며, 통증을 조절하는 약제를 사용한다. 치료에 대한 반응은 환자마다 다르고, 수개월에 걸쳐 호전되기도 한다. 꾸준한 치료로 증상이 호전 가능하므로 지속적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이외에도 자율신경병증이 있다. 자율신경은 우리 몸에서 여러 신체활동을 조절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혈압을 조절하고 심장 박동 수, 땀의 분비, 소변과 대변의 배설 등을 조절하고 있다. 자율신경계에 손상이 생기면 신체 내부에서 조절이 되지 않아 증상이 발생한다.
첫 번째는 기립성 저혈압이다. 누웠다 일어날 때 어지럽거나, 심하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일어날 때 정상적으로 뇌혈류가 감소하는 것을 방지하는 자율신경의 이상으로 혈압이 감소되어 발생한다. 두 번째는 당뇨병성 위장장애다. 식도, 위, 소장, 대장 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변비 또는 설사, 복통, 구역질, 연하곤란이 발생하는 것으로 혈당조절과 함께 소화기관의 운동을 조절하는 약물을 사용해 치료하게 된다.
세 번째는 당뇨병성 배뇨장애다. 방광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손상되면 방광 감각이 감소되어 소변이 차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또한, 소변보는 간격이 길어지며, 방광 수축력이 감소해 소변 줄기가 가늘어진다. 마지막은 당뇨병성 성기능장애다. 남성은 발기장애로, 여성은 성욕감소, 성교 시 통증으로 나타난다. 자율신경의 손상과 동맥경화증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게 주로 관찰된다.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은 우리 몸 여러 부위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지속적인 고혈당은 혈관을 손상시켜 만성합병증의 위험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혈당관리를 위한 생활 속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