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년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만 7종에 달한다.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SARS)부터 신종플루,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에볼라,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최근 코로나19까지 다양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향후 출현할 신종 감염병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교육당국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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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미래교육 수요 대비
교육부는 이러한 이유로 일반대학이 대면수업을 언제든 원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교육부 원격수업 운영기준 탓에 일반대학에서 원격강의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전체 교과목 중 원격강의 비중을 최대 20%로 제한한 탓이다. 다만 올해 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대학 개강이 미뤄지자 이번 1학기에 한해서만 한시적으로 해당 규제를 풀었다.
규제 완화의 또 다른 이유는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예컨대 최근 각광받는 인공지능(AI) 분야의 경우 대학에서 교수 충원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수가 될 만한 AI 전문가를 영입하려면 기존 교수 연봉의 2~3배 이상을 줘야 하지만 재정난을 겪는 사립대가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서다.
사이버대학과 협력 모색하는 대학들
대학들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사이버대학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건양대(건양사이버대)·경희대(경희사이버대)·고려대(고려사이버대)·세종대(세종사이버대)·한양대(한양사이버대) 등 동일 학교법인 내에 사이버대를 보유한 대학들은 원격강의 관련 기술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참에 고려사이버대와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사이버대는 그간 축적한 원격강의의 기술적 노하우를, 고려대는 우수한 교육콘텐츠를 상호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관계자도 “만약 동일법인 내 사이버대학과의 통합이 가능하다면 코로나 이후 시대를 선도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가 원격강의 제한을 풀려면 상한선 자체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가 일반대학 원격수업 운영기준을 마련한 것은 지난 2018년 12월이다. 학생 충원 난을 겪는 일부 대학이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원격강의를 확대하는 폐단을 막기 위해 해당 기준을 마련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대학이 원격강의로 수업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와 제도 개선 권고를 받고 해당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원격수업을 20% 이상 편성한 대학이 없었는데 감사원 권고에 따라 해당 기준을 만든 게 지금은 대표적 규제가 됐다”며 “교육계 의견 수렴을 통해 해당 지침을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