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국채시장 선진화 위해 편입 시급…새 정부서 추진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지고 “금융자금에 있어 MSCI 선진국지수가 있다면 국채 자금에 있어서는 WGBI가 있다”면서 “우리나라 경제 규모와 외화자금 유출입 상황 등을 감안할 때 WGBI 편입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로, 총 23개국이 편입된 세계 국채지수다. 런던 거래소 산하 FTSE 러셀에서 관리하고 있다. 추종자금은 글로벌 패시브 펀드(인덱스·ETF), 일부 액티브 펀드, 일본계 연기금 등 약 2조5000억달러 내외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경제규모가 크고 채권에 대한 신인도가 높지만 WGBI에 가입되지 않아 채권 발행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지면서 원화 채권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홍 부총리는 “경제규모로 보면 우리나라가 10대 강국으로서 WGBI 가입 여건이 충분히 조성됐다”면서 “다음 정부에서 본격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도 WGBI 편입 추진을 국정과제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차기 정부에서 상반기 중 FTSE와 사전협의를 진행할 경우 빠르면 올해 9월에 워치리스트에 등재되고, 내년 9월에는 최종적으로 편입이 가능하다. 다만 협의 진행과정과 제도개선 성과 등에 따라 내후년으로 편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금리 낮아지고 외환자금 추가 유입…외국인 세금 경감은 숙제
다만 국내 투자자와의 조세 형평성 리스크도 있다. WGBI 편입을 위해서는 정량조건과 정성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은 발행잔액 액면가와 신용등급 등 정량조건은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정성조건인 시장접근성 지수는 레벨 1(외국인 투자 일부 제한)로, WGBI 편입 요건(레벨 2:제한 없음)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외국인 투자에 제한을 두는 이유는 세금 경감 문제 때문이다. 시장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채를 구입하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세금을 경감시켜줘야 하는데, 정부는 국내 투자자와의 형평성 문제로 아직까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세금 혜택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세금상 베네핏을 제공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지만, WGBI 가입으로 국가 위상 제고, 국고채 금리 하락 효과, 외인 투자자금 유입 효과라는 편익이 있다”면서 “다음 정부에서 (편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