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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담당자 78% 채용에 변화 있을 것…긍·부정은 나뉘어
16일 이데일리가 인크루트에 의뢰해 인사담당자 351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78.3%가 ‘최근 챗GPT 등장으로 기업 채용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에세이뿐 아니라 면접까지 챗GPT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골라내는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챗GPT가 서류전형이나 면접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명확히 나뉘었다. 응답자 중 49.8%는 ‘긍정적(매우 긍정 10.5%·약간 긍정 39.3%)’, 50.2%는 ‘부정적(매우 부정적 6.6%·약간 부정적 43.6%)’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이유로는(복수응답) ‘지원자가 어필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파악하기 쉬울 것(47.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지원자의 서류전형 부담감을 덜어줘 지원율 상승효과 기대(37%) △일목요연하고 가독성 있게 정리된 서류가 많아질 것(37%) △합격 자소서 등 족보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자소서가 더 많이 나올 것(12.5%) 등의 답변이 나왔다.
챗GPT가 면접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의견이 약간 우세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58.9%(매우 긍정 10.5%·약간 긍정 48.4%)로 부정적이라는 답변인 41.1%(매우 부정 2.3%·약간 부정 38.8%)보다 많았다.
긍정적이라는 의견 중에서는 ‘면접 질문을 뽑아 주니 지원자들의 개성과 특징, 성향을 더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56.3%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지원자의 핵심 질문에 대한 대비로 면접전형의 퀄리티가 높아짐을 기대(42.3%) △면접관 교육이 더 편리해질 것(21.6%)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지원자의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16%) 등의 답변이 나왔다.
부정적 의견 중에선 ‘챗GPT가 뽑아준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 면접 답변이 획일적이고 개성을 파악하기 힘들 것 같다’는 응답이 60%로 나타났다. 이어 △챗GPT는 기본 면접 질문에 대한 대응만 가능할 뿐 돌발질문 대처는 커버하기 힘들 듯(37.9%) △면접은 지식 검증뿐만 아니라 인성과 유연함을 두루 보기에 챗GPT의 영향 적음(30.3%) △잘못된 정보로 인해 면접 답변에 치명적 오류를 범할 수 있을 듯(24.8%)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인사담당자들은 다만 아직 적극 대응에는 나서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자소서 표절검사 시스템 도입, 면접 코칭 서비스 등 챗GPT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세우고 있느냐’는 질문에 65.8%가 ‘특별한 방안 마련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방안만 마련 중(24.8%) △방안을 마련해 도입을 준비 중(8%) △대응 방안을 도입했다(1.4%)는 답이 나왔다.
향후 특정 전형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전형을 추가할 생각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9.3%가 없다고 답했다. 일단 기존 전형을 유지하면서 자소서 검증 시스템만 추가 마련하는 방향을 세운 셈이다. 면접·인정석 검사 등 다른 전형을 강화하겠다는 응답은 28.2%였고 아예 새로운 전형을 추가하겠다는 응답은 22.5%로 집계됐다.
한편 취업포털도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크루트는 챗GPT 기반의 ‘자소서 연습장(가칭)’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챗GPT가 자소서를 대신 써주는 게 아니라 개인의 생각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좀 더 좋은 자소서를 쓸 수 있게 돕는 게 핵심이다. 이 밖에 채용전형 강화 또는 새로운 시도를 원하는 기업에 인·적성검사나 AI 면접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메타검사’도 운영 중이다.
사람인 역시 자사 AI 기술과 결합한 챗GPT 기반 ‘Ai면접 코칭’ 서비스를 시작했다. 챗GPT를 함께 적용해 보다 개인화되고 명확한 면접질문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인 플랫폼에 저장된 자기소개서를 자동으로 불러 이를 기반으로 AI가 면접질문을 생성해준다. 해당 질문이 왜 나왔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자체 NLU(자연어 이해) 기술을 적용, 자기소개서 내의 근거 문장을 강조해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라는 거대한 기술을 상시로 활용하게 된다면 자기소개서나 면접 기술 등이 상향 평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이 원하는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서는 더욱 고도화한 검증 시스템이 필요한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했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5.10%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