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슬관절치환술 월별 수술 건수을 보면, 10월에 5,942건이었던 수술 건수가 11월은 7,186, 12월에는 9,365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는 매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원장은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무릎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 수가 기온이 내려갈수록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무릎의 연골에는 혈관과 신경이 없어서 연골 두께의 70% 이상이 닳아 없어지고 연골하골(연골 아래 뼈)이 노출되면서 그제서야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관절염이 악화된 경우도 많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무릎 통증이 심해졌다면 지체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 겨울철 시린 무릎 통증의 원인은 연골 손상
올겨울도 잦은 한파와 이상 저온이 예상되는데, 관절건강은 기온과 상관관계가 깊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월별 인공관절 수술 건수는 평균 기온이 낮아질수록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기준으로 볼 때, 전국 평균기온이 26.2도로 가장 높았던 8월의 수술 건수는 4,757건인데 반해, 전국 평균기온이 2.5도였던 12월에는 9,365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단순 계산해 보면 1도 떨어질 때마다 약 194건이 늘어난 셈이다. 이는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무릎 관절염의 경우 초기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운데, 한번 손상된 연골은 원래대로 복구가 안 되기 때문에 조기 치료와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또 통증이 있어도 치료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방치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리가 O자로 변형되거나 보행이 어려워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게다가 무릎 관절염을 앓는 경우 통증과 수면장애의 상호작용으로 우울증을 높인다는 해외 연구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삶의 질까지 현저히 낮추는 주범이다.
◇ 증상과 단계에 맞게 치료해야…말기엔 인공관절수술 만족도 높아
평소 이유 없이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통증이 있을 경우, 또 무릎을 펴거나 굽힐 때 통증과 함께 소리가 나는 증세, 오래 걷고 난 뒤 무릎 주위가 붓고 만졌을 때 열감과 통증이 느껴진다면 무릎 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무릎 관절염은 연골 손상 정도와 증상에 따라 운동이나 약물, 주사, 관절내시경, 교정절골술 등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말기에 접어들어 연골이 닳아서 없거나 다리 모양이 심하게 변형된 경우, 또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고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연골과 뼈를 깎아내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삽입하기 때문에 통증의 원인을 없애고 무릎 관절의 기능을 회복시켜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부평힘찬병원 김유근 원장은 “무릎 관절염은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면 나이가 들수록 골다공증이 심해져 뼈의 상태가 점점 약해지고 변형도 심해지기 때문에 나중에 수술을 받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거나 재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막연한 두려움에 수술을 미루기보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무릎관절 건강을 위해서는 무릎 부위를 담요로 덮어 따뜻하게 유지하고,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실내에만 있다 보면 관절의 움직임이 줄어 무릎 관절 사이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뻑뻑해지고, 무릎 관절의 가동성이 줄어 점차 굳게 된다. 평소 실내에서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고, 주 3회 정도는 야외 걷기 운동으로 허벅지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것도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