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가 이끌고 K컬처가 밀고”..일본 벽 넘는 유통가

[K유통 日시장 성공 비결] ①K유통, 온·오프라인 공략으로 매출 성장세 뚜렷
CJ제일제당 일본 법인 작년 매출 3680억원…전년비 13%↑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도 전년비 매출 77% 증가 전망
현지화 전략 주효…전문가 “문화적 친숙함을 통해 시장 공략 필요”
  • 등록 2023-02-17 오전 5:20:00

    수정 2023-02-17 오전 5:20:0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일본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인 입맛과 취향에 맞는 현지화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킨 데 이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팝·K드라마 등 K컬처에 대해 커진 관심이 국내 의류, 식품 등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면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의 일본법인 ‘CJ푸드 재팬’의 지난해 매출액은 3680억원으로 전년(3257억원) 대비 13% 성장했다. 매출액은 매년 두자릿수로 늘어 최근 5년간 5배 이상 증가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이 운영하는 젝시믹스 일본 법인의 매출도 지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42억9150만원으로 전년대비 44.5% 성장했다. 작년 연간 매출도 약 70억원 수준으로 전년(39억원4000만원) 대비 77%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시장 성공 요인으로는 ‘현지화’가 꼽힌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일본의 음료문화인 ‘와리’(술이나 각종 농축액을 물 등에 희석해 먹는 것)에 착안해 2012년부터 과일발효식초 ‘석류맛 미초’로 승부수를 던졌다. 현미를 발효해 만든 흑초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현미대신 과일발효초를 선보인 것. 과일발효초는 2019년부터 일본 코스트코 가공식품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음용식초인 미초가 건강뿐만 아니라 뷰티음료로 알려지면서 일본 내 ‘K뷰티’ 열풍과 맞물려 성공했다”며 “작년부터 만두, 김치 등 K푸드 전략제품 매출도 늘어나 일본사업이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 가나가와현 코스트코 자마점에서 진행된 CJ제일제당 미초X비비고 로드쇼에서 시음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도 지난 2021년 10월 현지 브랜드 스토어를 열고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무신사의 현지화 마케팅에 따라 일본 유명 연예인과 협업 제품을 출시하거나 패션 인플루언서와 룩북을 제작해 인지도를 끌어올린 결과 6개월 만에 10억원, 지난해에는 3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빠르게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자국 제품 선호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 자체를 큰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문화적 친숙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K-콘텐츠를 통해 우리 제품을 자주 노출하면 할수록 일본 소비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중국 등 인접 국가의 경우 정치·외교적 갈등이 상존하지만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의 인식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문화적 교류를 확대하면서 일본 소비자가 한국 관련 상품을 접하는 빈도가 높아지면 국내 기업의 현지 시장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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