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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대통령실의 역할을 끝내고 대중에게 개방된 지 이달 10일이면 1년을 맞지만, 인근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에 따른 실내외 마스크 해제와 더불어 청와대 개방으로 매출 상승을 노렸지만, 개방 당시에만 매출이 잠깐 늘어난 정도에 그쳐서다. 오히려 청와대 공무원 등의 단골손님을 잃어 고정적인 수입이 줄어든 것이 아쉽다는 반응 등이 이어졌다.
종로구 효자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51)씨는 “지난해 5월 청와대가 개방될 때만 해도 매출이 20% 정도 늘었다”면서도 “그 이후에는 관광객들이 서서히 빠지면서 매출은 그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지방에서 전세버스로 오는 사람들은 꾸준하게 있는 것 같은데, 관광만 하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북촌이나 서촌에서 활발하게 관광을 즐기는 것 같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인근 경복궁 방문객 수와 비교해도 감소세는 눈에 띈다. 경복궁 방문객 수가 올해 1월 30만139명, 2월 23만9099명, 3월 37만1904명을 기록했지만, 청와대 방문객 수는 같은 기간 10만5292명, 11만1522명, 15만3978명을 기록했다.
관광객들로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상인들도 보였다. 이 지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모(67)씨는 “효자동 골목으로 들어가 보면 점심부터 낮술을 마시는 관광객이 넘쳐난다”며 “소주병에 쓰레기들도 그대로 버려놓고 가서 악취에 미관상 보는 것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카페를 6년째 운영하고 있는 박모(46)씨는 “대통령이 살 때는 조용했는데 이제는 문화공연이 열리니까 시끄러울 때가 종종 있다”며 “이곳으로 커피 마시러 오는 분들은 주로 조용한 분위기를 찾아왔는데 이젠 그런 손님들도 많이 빠져나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