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기차 시장 수요 약화로 이차전지(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리튬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 시장에선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판매 가격 인하가 불가피, 당분간 관련 업체들의 실적 모멘텀 약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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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8일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252.5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4월25일 152.5위안까지 급락했다가 반등하며 300위안선을 회복한 탄산리튬은 6월 중순 다시 하락 전환했다. 수산화리튬 가격도 하락세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수산화리튬 가격은 톤(t)당 3만7467.39달러로 한달전(4만5152.38달러)보다 20%가량 떨어졌다. 니켈의 경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8일 기준 t당 2만650달러로, 올해 초 3만달러대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우하향 추세를 보인다. 음극재의 원재료인 흑연이나 전해액의 원재료인 LiPF6도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는 전기차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 2분기 미국의 전기차 재고는 9만2000대로 전년 동기(2만1000대) 대비 약 4.3배 증가했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 배터리 재고 역시 다시 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배터리업체들의 재고 물량은 올 1월 최저를 찍었다가 5월 현재 다시 11GWh를 넘어서면서 누적 재고량은 253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한다”며 “지난해 연간 중국 전기차 배터리 장착량 규모가 294GWh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하반기 재고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올 하반기 국내 배터리 소재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은 그래서 나온다. 실제 지난달 양극재 수출량은 2만6000t으로 전월대비 21.1% 증가하며 하락세를 벗어난 모습이지만 판가 내림세는 지속하고 있다. NCM(니켈·코발트·망간)양극재의 경우 수출 가격이 kg당 40.9달러로 전월대비 7.7% 줄어들며 4개월 연속 하락 추세다.
최보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재고 증가와 원자재 가격 재차 하락에 따른 하반기 수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경우 판가 우려 및 소비심리 악화로 하반기 비우호적인 업황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