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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358만두로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이후 가정수요 증가,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한우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 2년 간 농가에서 사육마릿수를 늘린 결과다. 소가 자라 시장에 나오기까지 3년 정도 소요되기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 1월 한우 도매가격은 1kg당 1만5904원으로 전년동월(1만9972원)대비 20.4% 하락했다. 한우 도매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 9월(2만2610원)과 비교하면 29.6% 떨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까지는 한우 사육마릿수가 증가할 것”이라며 “2024년까지 암소를 14만두 감축하면 2025년쯤에는 한우 도매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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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2012년 한우 파동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한우사육마릿수가 5년 동안 45% 급증면서 한우 가격은 2년 전의 절반으로 떨어지며 한우 농가가 절반으로 줄었다. 경남 진주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한기웅(57)씨는 “소 한 마리를 팔 때마다 200만원 가량 손해가 난다”며 “최소한의 경비도 안 나오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우 연중 20% 할인 등 ‘한우대책’에도 실효성 논란
이에 정부는 한우 농가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한우 수급 안정 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우선 한우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연중 전국 평균 가격 대비 20% 낮은 수준으로 한우를 판매한다. 이를 통해 작년 대비 한우 수요를 2만4000톤 늘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4만톤이었던 한우 수출도 올해 200만톤으로 약 5배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다. 이종인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전기·난방·가스 등 물가가 작년보다 30% 정도 오른것을 생각하면 20% 할인으로 한우 소비를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마저도 농협 및 한우자조금에 의존한 것으로 정부 재정을 투입해 할인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석 한우정책연구소 정책지도국장은 “올해 1.8%인 사료구매자금 금리는 작년(1.0%)보다 높아져 농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사료값 안정을 위해 정부와 농가가 함께 사료안정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