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주부 김모 씨(42)는 평소 운전을 하거나 아이를 안을 때, 병뚜껑을 딸 때 오른쪽 손목에 약간의 통증이 있었다. 인근 병원에 내원하여 약을 복용한 후 증상이 약간 호전된 상태로 지내왔는데, 6개월 전 자전거를 타다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넘어진 이후부터 손목 통증이 심해졌다. 오른쪽 손목의 새끼손가락 쪽 부근이 붓고 통증이 있어 또다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았고, 침도 맞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원인을 찾지 못한 채 통증을 참으며 지내던 중
지인 소개로 관절전문병원을 찾아갔고, ‘척골충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손목 관절에는 요골과 척골이라는 두 개의 뼈가 있는데 그 중 척골은 새끼손가락 쪽에 있는 뼈를 말한다. 척골충돌증후군이란 척골의 뼈가 정상보다 길어지면서 손목 관절의 척측(새끼 손가락쪽)에 과도한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지고 이로 인해 통증이나 부종, 관절 운동 제한, 근력 감소가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발병 원인으로는 선천적으로 척골의 길이가 길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외상으로 인한 골절로 관절의 불안정이 생기면서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해당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대표 증상으로는 손목을 척측으로 꺾을 때, 손목을 비틀 때, 손을 짚고 일어날 때 등 손목을 회전시킬 때 통증을 호소한다. 특히 척골충돌증후군은 새끼손가락 쪽의 연골이 파열되는 삼각섬유연골 복합체의 퇴행성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밀검사를 통해 연골손상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증상 초기라면 약물치료 및 주사치료, 보조기 고정 및 운동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손목이 비틀어진 상태로 손에 힘을 주거나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작업이나 운동이 통증을 악화시키므로 해당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자동차 운전 시 핸들을 11시와 1시 방향에 잡고 운전하면 손목의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3시와 9시 방향으로 잡고 운전하도록 교육하기도 한다. 하지만 6주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뼈의 길이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척골의 길이를 단축시키는 것으로 단축할 길이가 2mm 이하라면 관절 내시경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2mm 이상이라면 척골의 단축술을 시행하는데, 원위 골간단부 절골술을 시행하면 기존의 척골 단축술에 비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할 뿐 아니라 연골 손상이 있을 경우 단축술과 삼각섬유연골 봉합까지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척골충돌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피하고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라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손목에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받아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