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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동작의 느려짐과 떨림,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의 운동장애가 주요 증상이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면서 “퇴행성 질환이기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있지 않다고 여기지만, 적절한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이 크게 호전될 수 있으며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중뇌의 흑질)가 점차 파괴되면서 뇌에 필요한 도파민이 부족해져서 동작이 느려지고 떨림, 경직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인구의 노령화에 따라 파킨슨병을 앓는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킨슨병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4년 8만4331명에서 2018년 10만5882명으로 25.5% 증가했다.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70대 이상 노인 4명 중 3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많다.
◇심하면 통증에 우울증까지 유발
파킨슨병의 주요 운동증상은 동작의 느려짐, 떨림,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이다. 그중에서 자세 불안정과 보행 장애는 발병 초기보다 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환자들은 침대에서 돌아눕거나 내려오기도 힘들어지고, 걸을 때 발걸음 간격이 좁아진다. 또한 몸을 숙인 채로 발을 끌면서 걷게 되기도 한다. 특히 방향 전환 시 균형을 잘 잡지 못해 넘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 약물치료로 호전
파킨슨병은 약물에 잘 반응하며 느리게 진행하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오랜 기간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 가능하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부터 시작하게 된다. 뇌 내에 부족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전구체의 형태로 공급하게 되며 도파민이 뇌 내에서 오랫동안 작용할 수 있도록 도파민의 분해를 막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대부분 파킨슨병 환자에게 효과가 좋아서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된다.
◇위험인자 피하는 것이 중요
태어날 때부터 가지게 되는 선천적인 특정 유전자가 파킨슨병의 발병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후천적인 생활습관이나 환경적인 요인들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즉 파킨슨병의 발병과 관련된 ‘위험인자’와 ‘보호인자’가 있다는 것인데, 미리 관리를 하면 병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는데 도움이 된다. 여러 역학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사실 중에서 비교적 일관된 결과들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유나 유제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에서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좀 더 높으며 살충제에 폭로된 경우에도 위험도가 높아진다. 암 중에서 흑색종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증가하며 외상성 뇌 손상을 받은 초기에 그 위험도가 높아진다. 반면 보호인자인 경우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서 파킨슨병이 적게 발생한다. 커피를 마시면 위험도가 낮아지게 되며 요산이 높은 사람들도 파킨슨병이 적게 발생한다. 또 신체활동이 활발한 경우 병의 발병률이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역학연구 결과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므로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파킨슨병과 같이 나이가 들면서 빈도가 늘어나는 병에는 치매, 뇌졸중, 심혈관질환 및 암 등 매우 다양한 질환이 포함되므로 설사 파킨슨병에는 약간의 도움이 되는 예방법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질환에 악영향을 끼친다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이런 제한점들을 고려한 예방법을 추천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적절한 신체활동은 다른 만성질환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며, 적당량의 커피(카페인) 섭취는 파킨슨병 예방에는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