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당뇨환자, 혈당 측정 때 혈압도 체크해야

  • 등록 2018-11-27 오전 2:38:49

    수정 2018-11-27 오전 7:11:08

[정수진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우리나라에서도 식생활 서구화 등의 영향으로 당뇨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26일 대한당뇨병학회의 2018년 당뇨병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 유병인구는 30세 이상 성인 중 501만명이었다. 또한 공복혈당장애(당뇨병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적이 없고, 검진에서 공복혈당이 100∼125mg/dL이면서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인 경우) 인구는 30세 이상 성인 중 871만명이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당뇨병 환자 및 공복혈당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는 총 1372만명이었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능과 저항성에 이상이 생길 경우 혈액 내 포도당 수치가 높아지는 질환이다. 점점 서구화하는 식습관으로 인해 고열량 음식과 고탄수화물 섭취,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이 발병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탄수화물은 소화과정을 거치며 포도당으로 전환하며 혈당 수치를 높인다.

당뇨병 치료와 관리도 중요하지만 최근 들어 당뇨전단계를 주목하고 있다. 당뇨전단계는 식후혈당이나 공복혈당의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으나 당뇨병 수준에는 이르지 않은 단계를 말한다. 흔히 ‘내당능장애’와 ‘공복혈당장애’라고 한다. △공복혈당 100~125mg/dl △식후 2시간 혈당 140~199mg/dl △당화혈색소 수치 5.7~6.4 등을 당뇨전단계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당뇨병이라고 진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당뇨병으로 가는 길목에 놓인 환자군으로 60%가량은 당뇨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당뇨병 통계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의 55%는 고혈압을 동반한다. 당뇨가 있다면 혈압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혈당과 혈압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산화질소 생성을 억제해 혈관 이완을 감소시키고, 고인슐린혈증은 세포 성장을 자극해 혈관 비대, 신장에서 나트륨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체액의 증가,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혈압을 상승시킨다. 더불어 동반한 복부 비만은 복부에 쌓인 지방이 인슐린 기능을 떨어뜨려 혈당을 높이고, 동맥경화를 진행시켜 혈압을 높인다.

당뇨병은 생활습관병으로 불린다.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해 정상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을 높이는 라면과 빵, 밥 등의 탄수화물이나 기름기 많은 지방 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풍부한 잡곡과 채소를 섭취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꾸준한 운동은 필수다. 만일 생활습관만으로 혈당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약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당뇨전단계는 질병 발병 전단계로 질병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한다면 약물치료 없이 정상 혈당으로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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