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와 손잡고 MZ세대 취향저격하니 대박났죠”

‘연세크림빵’ 제조사 김영식 푸드코아 대표 인터뷰
중기, 기술력 있어도 마케팅ㆍ판매 분야 취약
CUㆍ푸드코아, 햄버거빵·마카롱 이어 세 번째 히트상품 내놔
MD들 선호도 이미 높아…"밀키트 등 간편식 고민 중"
  • 등록 2022-08-01 오전 5:30:00

    수정 2022-08-01 오후 6:28:36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MZ세대의 빵 소비에 대한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상품을 만든 게 대박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안성 푸드코아 본사에서 만난 김영식(사진) 대표는 올 상반기 식품시장에서 대박상품 중 하나로 꼽히는 ‘연세크림빵’의 인기 비결을 이같이 꼽았다.

이 제품은 지난 2월 출시한 뒤 60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현재도 전국 곳곳에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CU 아이디어·푸드코아 기술력이 성공 비결”

김 대표는 15년간 이어진 CU와의 상생 파트너십이 성공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중소기업은 좋은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이 있어도 마케팅이나 영업 등에서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판로를 확보하는 것은 더욱 험난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연세크림빵도 이미 7년 전부터 제품개발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15년부터 베이커리 수준의 고품질 크림빵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했다”며 “때마침 CU와 뜻이 맞아 올해 제품을 선보이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젊은 소비자들을 유혹할 한 수를 찾지 못해 고심을 이어가던 푸드코아에게 바로 김소연 CU 스낵식품팀 MD가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빵을 갈라서 먹는다’는 아이디어를 꺼내 들었다고 한다. 빵을 반으로 갈랐을 때 가득 찬 크림으로 만족감을 높여보자는 이 계획에 빵을 터뜨리지 않고 크림을 주입할 수 있는 푸드코아의 기술력이 더해진 결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이른바 ‘반갈샷(반을 갈라 상품 속 내용물을 인증하는 사진)’ 열풍이 불며 연세크림빵 시리즈가 대박의 반열에 오르게 된 셈이다.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 CU 디저트 카테고리 매출 순위에서 1~3위(우유·초코·단팥 순)를 휩쓸었다. 지난달에는 디저트 카테고리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책임졌다.

(사진= 푸드코아)
매출 800억 달성…밀키트 등 또 다른 협업 준비

푸드코아와 CU의 협업이 빛을 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7년 선보인 ‘빅불고기 버거’는 편의점 업계 최초의 봉지형 햄버거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하루 6만개 판매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2019년에 출시한 ‘쫀득한 마카롱’은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누적 판매량 1300만개를 돌파, 스테디셀러로 자리했다. 15년이라는 긴 인연을 감안하더라도, 200여개가 넘는 중소협력사 중 한 회사가 세 번이나 역대급 흥행기록을 세웠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김 대표는 “2004년 창업 후 어렵게 경영하던 중 햄버거 빵이라는 아이템에 주목해 CU(당시 보광훼미리마트)에 제안했다”며 “햄버거빵이 소위 대박을 친 후 CU와 신뢰를 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카롱은 한때 불량률이 40%에 이를 만큼 만들기 까다로웠지만 CU와 협업을 통해 당시 시중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며 “다른 유통 대기업의 협업 제안도 있었지만 CU와 신뢰관계를 위해 모두 고사했다”고 했다.

현재 CU 디저트 카테고리 중 푸드코아는 30%에 육박하는 제품을 공급 중으로, CU MD들은 높은 기술력과 세심한 수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회사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는 후문이다.

CU와 오랜 협력으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온 푸드코아는 2019년 매출 863억원(이하 연결기준), 영업이익 3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매출 696억원,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연세크림빵 히트는 푸드코아가 다시금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올해 800억원의 매출 달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CU와의 또 다른 상생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푸드코아만의 기술 경쟁력과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을 적극 활용해 CU와 샌드위치, 밀키트 등 즉석 간편식 제품을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세크림빵 하면 푸드코아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게 꿈”이라며 “좋은 먹거리가 있다면 어떻게든 우리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세크림빵 시리즈.(사진=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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