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탐탐 때를 노리던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콘텐츠 강화를 위한 본격 행보에 속속 나서는 등 치열해지는 OTT 대전에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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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는 정해진 시간에 콘텐츠를 시청하는 ‘본방 사수’ 문화를 깨트리며 콘텐츠 소비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디서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높은 접근성에 다채로운 스토리 확장성이 부각되면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8년 약 87조원 규모였던 OTT 시장은 올해 약 127조원으로 2년 새 46%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오는 2022년 시장 규모가 17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내 시장도 2016년 3069억원에서 올해 7801억으로 4년간 59%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OTT를 통한 콘텐츠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콘텐츠 업계도 움직임이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드라마 사업부문 물적 분할에 나서면서 승부수를 던진 제이콘텐트리(036420)가 대표적이다.
제이콘텐트리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최고 시청률 28.4%를 기록하며 앞서 제작한 ‘SKY 캐슬’(23.8%)의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콘텐츠 경쟁력을 연거푸 입증한 상황에서 OTT 콘텐츠 수급 최적화 채비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같은 평가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올해 연저점 대비 57.5%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연저점보다 49.7% 오른 것과 비교하면 더 높은 성과를 낸 것이다.
CJ ENM과 JTBC가 손을 맞잡은 국내 OTT인 ‘티빙’(Tving)의 경쟁력 강화에도 이목이 쏠린다. 두 회사 모두 드라마 전문 제작사 런칭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유통경로 다양화와 IP(지적재산권) 확보로 수익원 극대화에 전략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CJ ENM 역시 올해 연저점 대비 51.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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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社)와 SK텔레콤(017670)이 뜻을 모은 OTT인 ‘웨이브’(Waave)도 콘텐츠 강화에 한창이다. SBS(034120)는 지난 4월 자사 드라마 제작부서를 분할해 기존 자회사인 더스토리웍스와 합쳐 100%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S’를 출범했다.
스튜디오S 설립 배경에는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의 잇따른 콘텐츠 성공에 따른 투자유치가 꼽힌다. SBS가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는 역량을 인정받은 만큼 글로벌 OTT는 물론 사모펀드(PEF) 등 외부 투자 유치에도 수월한 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유료방송 시장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KT(030200)는 지난해 11월 자사 OTT인 ‘시즌’(Seezn)을 런칭한데 이어 콘텐츠 강화를 위해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를 논의 중이다. 앞서 LG유플러스(032640)가 2018년 11월 넷플릭스와 사업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시작한 상황에서 콘텐츠 유치에 차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드라마 제작사들도 증시 입성으로 OTT 대전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으로 유명한 에이스토리(241840)가 지난해 7월 코스닥에 상장한 가운데 드라마 ‘주몽’과 ‘성균관스캔들’, ‘프라하의 연인’으로 알려진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도 IBK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오는 10~11월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래몽래인은 OTT 환경에 특화된 창작 집단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는 “스타작가의 역량을 사오는 구조를 탈피하고 창작물을 작가들과 함께 개발해나가는 시도를 통해 신인 작가를 발굴해내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