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재고 피크아웃”…삼성·SK, 재고 증가폭 축소

SK하이닉스, 2Q 들어 반도체 재고 감소 전환
삼성전자도 재고 증가폭 둔화…“정점 지났다”
남은 건 하반기 수요 반등…“AI향 수요 기대”
  • 등록 2023-08-18 오전 5:00:00

    수정 2023-08-18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반도체 재고가 정점을 찍고 과잉공급이 해소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 증가율은 분기가 지날수록 둔화했고 SK하이닉스의 재고는 2분기 들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레거시 반도체 중심의 감산 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하반기 인공지능(AI)향 메모리 수요 증가로 업황 반등이 점차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왼쪽)과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본사. (사진=삼성전자, 연합뉴스)
17일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2분기말 기준 재고자산은 16조4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11조8787억원보다 38.2% 불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17조1822억원보다는 4.4% 줄었다.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 규모는 반도체 업황이 나빠진 작년 3분기부터 확 뛰었고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4분기 대비 9.6% 늘었다. 줄곧 늘어나기만 하다가 2분기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재고자산이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증가폭 자체는 낮아졌다. 작년 3분기에는 직전분기 대비 22.5% 늘어난 뒤 같은 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도 전분기보다 각각 10.2%, 9.9% 증가했다. 반면 올해 2분기에는 5.4%로 다소 둔화됐다.

두 회사의 반도체 재고자산이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지만 재고 자체는 2분기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D램과 낸드 재고 모두 지난 5월에 피크아웃을 확인했다”며 “5월 이후 재고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메모리업계의 감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4 D램과 구형 낸드플래시 등 레거시 메모리반도체 위주로 감산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하반기에도 감산을 이어가는 동시에 부진이 두드러지는 낸드는 감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경기 반등에 필요한 남은 요인은 수요 회복이다. 일각에선 반도체 업황이 연내 살아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오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가 본격 회복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방산업 유통재고가 줄어들면서 신규 주문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발간한 ‘주력산업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모바일 신제품 출시가 예정됐고 고객재고 조정이 상당히 진행 중인 PC와 모바일용 제품 수요 발생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AI향 메모리 수요 증가도 기대를 키운다. 내년에는 AI 데이터센터 활용이 본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3분기말부터 관련 업체들이 메모리 발주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AI 서버 출하량이 올해보다 27.1% 늘어난다고 봤다.

이규복 반도체공학회장은 “AI 활용도가 점차 커지면서 오는 9월이나 10월부터는 AI향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메모리 재고 확보가 필요하다”며 “감산 효과에 더해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 증가로 업황이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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