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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과 패션 소비의 증가는 백화점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주요 백화점의 5월 첫 주(4월 30일~5월 6일) 명품 매출 신장률은 2배에 육박한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신장률은 전년 대비 93.5%, 현대백화점은 78.2%, 롯데백화점은 29%, 갤러리아백화점은 52.6%를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회복세는 5월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 온기가 유통업계에서 사양산업인 백화점부터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소득 상위 20% 계층의 소비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명품 선호가 겹쳐서 만들어진 현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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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일반 향수에 비해 가격이 2~3배 가량 비싸지만 차별화된 고급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니치향수 판매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근 보복소비 경향으로 더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매출·이익 규모 면에서 선두기업에 뒤진 추종기업의 실적 회복세는 느리게 나타나고 있다.
화장품과 위생용품 사업을 하는 애경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했다. 면세점 등 주요 화장품 판매 채널의 부진과 개인위생용품 수요 정상화 등이 이유다. ‘1세대 로드숍’ 토니모리는 1분기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적자폭은 줄어들었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토니모리는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목표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앤씨도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겪으며 60억원 적자가 났다.
서 교수는 “소비가 회복된다고 똑같은 속도로 갈 수 없다. 콜라를 마시는 사람들이 코카콜라부터 찾을 거 아니냐”라며 “시장 1위 기업, 명품 프리미엄 제품부터 선호도가 살아나고, 차차 2~3등 기업으로 온기가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 코로나 터널 속에 있지만, 조만간 끝이 날거라는 기대감으로 ‘해방소비’를 하고 있다”며 “소비와 소득은 양극화가 일어나며 당분간 K자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