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국 단체관광 허가 이슈로 ‘반짝’했던 중국 리오프닝 테마주(중국 소비주)에 다시 힘이 빠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위기와 이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 등 매크로 환경 악재가 잇따르면서다. 하반기 주도주 등극을 기대하다 너무 짧은 반등에 투자자 속만 타들어가는 중이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소비주로 분류되는 화장품과 면세, 여행 관련 종목은 지난주인 14일을 전후로 고점을 찍은 후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섰다.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051900)은 16일 이후 6거래일간 12.12% 하락하며 43만5000원에 종가를 기록, 52주 저가인 40만6500원에 다시 다가섰다. 지난 9일 중국 정부가 한국행 중국인 단체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주가를 50만원대로 끌어올린 지 일주일여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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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과 여행 종목 역시 약세로 전환했다.
호텔신라(008770)는 같은 기간 5.71% 하락했으며
신세계(004170)는 7.80%,
하나투어(039130)는 7.74% 주가가 빠졌다.
롯데관광개발(032350)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및 3분기 흑자전환 기대로 하락폭을 만회했으나 반등 흐름이 무뎌진 것은 마찬가지다.
중국 소비주의 상승세가 꺾인 것은 중국 부동산 리스크 확산과 이로 인한 민간 소비 심리가 악화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오면서다. 중국판 리먼사태 등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으나 중국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금융시스템 통제력을 고려하면 2008년 리먼 사태와 같은 일은 발생하기 어렵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부양정책에도 민간 심리 개선이 나오지 않는 것은 우려할만 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소비주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의 인내심도 위기에 봉착했다. 단기 호재가 나올 때마다 ‘반짝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던 데다 6년 만에 최대 호재라는 중국 단체관광 허용 효과도 일주일에 그쳤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소비주에 대한 투트랙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중국에서 직접 사업을 벌이고 있는 종목의 부진을 고려하되 유커 증가에 따른 수혜 종목을 골라 담으라는 의미다. 우선 한 달여 남은 중국 중추절(9월29일)과 국경절(10월1일) 등 연휴 기간에 단체관광객이 증가할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부진이 지속한다면 중국 현지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회사 주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중국 관광객 증가로 면세점에서 화장품 회사 순으로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면세점을 중국 소비주의 최선호 섹터로 유지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