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경우
분묘기지권이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 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타인 소유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고, 토지 소유자나 제3자의 방해를 배제할 수 있는 관습상의 물권이다. 분묘기지권은 시신이 안장되어 있고, 봉분 등 외부에서 분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며, 그 특성상 등기 없이 성립하고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경우는 3가지인데, 구체적으로 ①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그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 ② 타인 소유의 토지라는 것을 알고도 그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했지만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그 분묘의 묘지를 점유하여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 ③ 자기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자가 후에 분묘를 철거한다는 특약을 하지 않고 토지 소유권을 이전한 경우 등이다.
위 3가지 중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와 관련해서는 주의할 점이 있다. 장사법에 따라 2001.1.13. 이후에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가 설치된 경우에는 20년이 경과하여도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할 수 없고, 따라서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장사법 및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해당 분묘를 설치할 때 토지 소유자의 승낙이 없었더라도 2001.1.13. 전에 설치하여 이미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였다면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것이므로, 분묘철거 또는 개장 등을 요구할 수 없다. 다만, 2001.1.13. 전에 해당 분묘가 설치되었더라도 현재 기준으로 아직 20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토지 소유자는 분묘철거 또는 개장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17.1.19. 선고 2013다17292 전원합의체 판결).
분묘 개장절차와 분묘철거소송
장사법 제27조에 따르면,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 토지 소유자(점유자나 그 밖의 관리인 포함), 묘지 설치자 또는 연고자 등은 그 분묘를 관할하는 시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만, 분묘에 매장된 시신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 있다. 장사법은 위와 같은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개장한 경우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때, 해당 분묘의 연고자를 알 수 없으면 그 뜻을 공고하여야 하고, 공고기간 종료 후에도 분묘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화장한 후에 유골을 일정 기간 봉안하였다가 처리하여야 하며, 이 사실을 관할 시장 등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만약, 분묘기지권이 성립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거나 다툼이 있는 등 위와 같은 절차에 의해 처리가 어려울 경우, 분묘철거청구소송을 제기하여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분묘기지권에 대한 기타 판례
대법원은, 종중재산 관련하여 분묘기지권의 귀속주체가 종손인지 종중인지 쟁점이 된 사안에서, “분묘의 수호 관리나 봉제사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또는 관습상 호주상속인인 종손이 그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 권리는 종손에게 전속하는 것이고 종손이 아닌 다른 후손이나 종중에서 관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 공동선조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이 선조 분묘를 수호 관리하여 왔다면 분묘의 수호 관리권 내지 분묘기지권은 종중에 귀속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05다44114 판결).
그리고,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범위와 관련하여, “분묘기지권은 분묘의 기지 자체(봉분의 기저 부분)뿐만 아니라 그 분묘의 설치 목적인 분묘의 수호 및 제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분묘의 기지 주위의 공지를 포함한 지역에까지 미치는 것이고, 그 확실한 범위는 각 구체적인 경우에 개별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06다84423 판결).
☞김용일 변호사는?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졸업
- 사법연수원 34기(사법고시 2002년 합격)
- 법무법인 현 파트너 변호사
- 법무법인 현 부동산/상속팀 팀장
-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부동산전문변호사
-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상속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