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짓눌린 코스피…환율 수혜주에 '주목'

원·달러 환율 3개월만에 장중 1340선 돌파
환차손 우려에 코스피 자금 이탈 확산
고환율 기조 속 자동차 등 수출주 수혜 기대↑
위안화-원화 동조화시 코스피 단기 조정 가능성
연말 환율 및 증시 안정화 기대 전망도
  • 등록 2023-08-17 오전 5:30:00

    수정 2023-08-17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코스피가 고스란히 타격을 입고 있다. 원화 약세로 환율이 3개월 만에 장중 1340원을 돌파하며 외국인 자금 이탈이 늘어나고 지속하리라는 전망에서다. 증권가에선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 원화가 동조화할 경우 증시 조정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환차익 수혜를 볼 수 있는 수출주가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 1340원 터치에…무너진 코스피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525.64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76%(47.23포인트) 하락했으며, 지난달 말(2632.58)과 비교하면 4.06% 내렸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520선까지 무너진 것은 지난 7월10일 이래로 약 한 달 만이다. 코스닥 역시 이날 878.29로 마감해 전 거래 일 대비 2.59% 떨어졌다.

이날 증시 하락은 기관과 외국인의 영향이 컸다. 기관은 3조1055억원, 외국인은 3092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 부진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환차손 우려에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며 자금 출회가 나타난 탓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36.9원에 마감해 전거래일 대비 6.0원(0.45%) 상승했다. 지난달 말 1274.6원과 비교하면 62.3원(4.86%) 올랐다. 이날 장중에는 1341.0원까지 뛰어 지난 5월17일 이후 3개월 만에 134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상반된 경기 차이가 원·달러 환율 급등을 야기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미국의 소비지표는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0.73%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0.4%를 상회했다. 애틀란타 연방은행이 발표한 GDP나우에 따르면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전기 대비 5.03%로 기존(4.09%)보다 상향 조정됐다.

이와 달리 중국 7월 소매판매는 2.5% 증가해 예상치인 4.5%를 하회했다. 중국은 경제지표가 부진하자 1년 만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종전 대비 0.15%포인트 인하하면서 오히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에 불을 붙였다.

환율 상승 수혜 기대되는 종목은 ‘이것’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출주들이 관심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데다, 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차익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자동차 업체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미국 수출 비중이 커 환차익 효과가 큰 종목에 속한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조2400억원으로 기대치를 8.8% 상회했다. 증권가에선 환율 상승 효과로 6820억원의 이익이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기아도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3조4000억원을 기록해 예상치를 8.9% 웃돌았으며, 환율 효과는 42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의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역시 환율 상승 수혜주로 분류된다. 영원무역(111770), 한세실업(105630) 등은 100% 수출 기업으로 30~40여개 글로벌 브랜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할 경우 환율 상승 효과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 업종 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환율 상승에 따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통해 달러 기반으로 수익을 얻는다.

증권가에선 중국 위안화 약세에 원화가 커플링될 경우 고환율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중국 위안화에 약세 베팅에 대한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원화를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화는 위안화에 동조하면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추세가 지난해와 같이 1400원대까지 추세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위험회피 심리가 추가로 강화될 경우 원·달러 밴드 상단인 1350원을 일시 상회할 수 있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4분기로 가면서 미국 고용이 평균을 하회하며 긴축 완화 기대가 살아날 경우 강달러 압력이 잦아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역시 환율 추가 상승이 제한되면서 2500선에서 하방 지지력을 다질 것으로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2500선을 깨고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위안화도 거의 정점 부근에 와 있고, 한국 기업들이 주당순이익(EPS) 상승하고 잇어 2500선 지지선을 토대로 일부 종목은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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