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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지난해 6월 KB국민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가운데 연 3.5% 미만 금리로 판매된 비율(금액 기준)은 99.6%에 달했다. 총 1조원을 약정했다면 9960억원에 대해 3.5% 미만 금리를 책정했다는 의미다. 신한(97.5%), 하나(96.9%), 우리(93.7%), NH농협(99.1%) 등 다른 주요 은행들도 대다수 주담대를 연 3.5% 미만 금리로 판매했다. 연 3% 미만 금리로 취급한 비율도 최대 91.4%(국민)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5대 은행 중 3곳이 연 3%대 주담대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22일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연 4.18%이고 하나(4.071%), 우리(4.28%)은행도 최저 4% 초반대 금리를 적용 중이다.
지난달엔 연 3.5% 금리로 주담대 이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최소 4% 이상 금리 부담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달 3억원 주담대를 연 3.5%(원리금균등, 30년 만기)로 빌렸다면 월 135만원을 갚으면 되지만, 현재 같은 금액을 4.2%에 이용하면 147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연간 상환액은 144만원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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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6월 5대 은행은 은행별로 79.0~90.7% 신용대출 약정액에 대해 연 4% 미만 금리를 적용했다. 서민금융을 제외한 가중평균금리는 국민은행(3.0%)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이 모두 연 2%대였다. 그러나 현재 5대 은행은 1등급 차주에게 취급하는 신용대조차 최고 연 5.86%(국민)에 판매하고 있다. 최저 금리는 국민(4.86%), 신한(4.57%)이 4% 중반선을 돌파했고 나머지 은행들은 연 4%에 육박했다. 사실상 연 3%대로 신용대출 받기가 어려워졌다.
이달 미국 중앙은행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을 단행하며 시중금리가 ‘발작’을 일으킨 영향이다. 금리는 앞으로 더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은 연내 한국은행이 현행 1.75%인 기준금리를 2.50%까지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2.75%까지 인상 단행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과 금융감독원장 주문에 따라 은행들이 금리 속도조절에 나서긴 하겠지만 시중금리 상승 여파를 막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