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비대면 수업에 늘어난 집안 일, 어깨충돌증후군 주의

50~60대 여성 환자 가장 많아, 충분한 휴식과 빠른 치료 중요
  • 등록 2021-08-08 오전 7:49:43

    수정 2021-08-08 오전 7:49:4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으면서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에 늘어난 가사노동으로 어깨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시기 어깨 건강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러 어깨 질환 가운데서도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어깨 회전근개 구조에서 발생하는 가장 초기 단계의 질환이다. 팔을 움직일 때 어깨뼈를 덮고 있는 견봉과 팔뼈의 상부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가 지속해서 마찰하면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견봉과 회전근개의 마찰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데, 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이나 가사 노동을 하는 전업주부들 사이에서 흔히 발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47만 106명으로 2015년 37만 7,431명보다 약 10만 명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 환자가 24만 3,808명으로 남성(22만 6,298명)보다 많았다. 특히 50세 이상 중년 여성들 사이에서 발병률이 높았는데, 50대 여성 환자가 8만 184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구조적으로 견봉 쪽의 뼈가 웃자라 회전근개를 자극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어깨를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설거지나 손빨래 등을 자주 하는 주부들은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게 되면서 어깨충돌증후군의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중년 여성들은 어깨와 회전근개 사이 근육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나이가 들면서 근력이 많이 약해져 있을 수 있으므로 어깨 건강에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랜 시간 집안일을 하다가 어깨에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거나, 팔이 완전히 들어 올려 펴지지 않는다면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또, 어깨 주변으로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날카로운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거나 팔을 움직일 때 뼈가 부딪히는 마찰음이 느껴진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팔을 100도 정도 밖으로 벌렸을 때 어깨 주변으로 통증이 심해지고, 야간통으로 인해 정상적인 수면이 어려워질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을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한다면 어깨뼈의 구조가 변형될 수 있고, 지속적인 마찰로 인해 회전근개가 파열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견봉과 회전근개의 반복적인 마찰은 염증 반응을 일으켜 2차 질환을 불러오게 되고 어깨의 퇴행성 변화를 앞당기기 때문에 증상 초기에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질환이 크게 악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 요법을 동반하는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수준이거나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경우라면 관절경 수술 같은 수술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배승호 과장은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질환 가운데서도 가장 초기 단계의 질환으로 2차 질환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큰 편에 속한다”며 “집안일을 하다 어깨에 통증이 찾아온다면 무작정 참으려 하지 말고 우선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팔을 들었을 때 극심한 통증이 찾아온다거나 통증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라면 진통제나 파스로 자가 처방하는 것보다는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통증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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