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여자아이는 초경을 시작하면 키가 더 안 큰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가슴 멍울이 나타나고 2년 이내 초경이 시작되는데, 이 무렵에는 성장호르몬보다는 성호르몬의 영향이 더 커져서 사춘기의 급성장기가 마무리되고 키 성장 속도가 크게 느려지다가 결국 완전히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초경을 시작하면 더는 키 클 노력도 하지 않았고 별다른 치료 방법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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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학교 2학년 전후로 초경을 하던 엄마 세대에 비해 요즘 아이들의 초경 시기가 너무나 빨라졌다는 데 있다. 요즘 아이들의 초경 시기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아이들을 기준으로 보면 평균 12세 전후다. 초등학교 5학년, 빠르면 3~4학년 이전에도 초경을 시작하는 셈이다. 여자아이의 키가 클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줄어든 상황에서, 초경 이후의 성장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초경 시작 이후에도 아이는 2~3년 더 키가 큰다. 다만, 성장 속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아이가 목표하는 키만큼 크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성장관리가 필요하다. 예전과 달리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면 관리 여하에 따라 평균적으로는 4~6cm, 크게는 10cm 이상 자라는 경우도 있다.
먼저, 1일 3식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키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단백질, 칼슘, 비타민D 등을 충분히 섭취하되, 지나친 식사나 간식 섭취를 조심하여 체중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초경 이후 갑자기 살이 찌는 아이들이 있는데, 늘어난 지방 세포는 성호르몬 분비를 더욱 촉진한다.
다음으로,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체력을 높여주고, 성장판의 활동을 유지하며 근육과 뼈를 강화한다. 숙면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전문적인 성장관리의 도움을 고려해 보자. 종합적인 검사를 통해 현재의 성장 상태를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이후 성장관리에 도움이 된다. 약물이나 한약 등을 통해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는 것을 최대한 지연하고, 키 성장은 최대한 촉진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들의 성장환경이 변하는 만큼, 키 성장을 도울 방법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초경 이후에도 어떻게 키 성장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최종 키에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내 아이가 클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을 절대 놓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