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회복세를 탄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는 연초부터 조(兆)단위 ‘대어’를 중심으로 대박을 노린다. 글로벌 금리 인하와 시장 지수 회복이라는 양 날개를 달고 상장 출발선에 서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면서다. 지난해 말 상장 당일 수익률 300%를 기록하는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종목이 연속으로 등장하며 형성한 긍정적인 분위기도 투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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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은 온라인 홈퍼니싱 유통기업 스튜디오삼익과 글로벌 포스·키오스크 전문기업 포스뱅크가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들어가며 출발한다. 올해 1호 상장은 24일 상장이 예고된 스튜디오삼익이다. 이어 포스뱅크를 비롯해 벤처케피탈(VC) HB인베스트먼트와 원자력 발전 계측제어설비 정비 기업 우진엔텍이 이달 중 증권시장에 데뷔한다.
전형적인 ‘상저하고’로 끝난 지난해 IPO 시장의 상승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통상적으로 연초는 IPO 비수기로 분류되나 지난해 시장 흐름이 긍정적이었던데다 상장일정이 밀린 종목들이 서둘러 대기선상에 서면서 비수기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말 상장한
LS머트리얼즈(417200)와
케이엔에스(432470),
DS단석(017860)이 ‘따따블’ 흥행을 기록한 것도 투심에 열기를 더했다.
올해 조단위 몸값이 기대되는 1호 종목은 2월 상장 예정인 뷰티테크기업 에이피알이다. 지난해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 규모는 557억원에서 758억원 사이로, 상장 후 시가 총액은 최대 1조51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엔카닷컴,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 올해 IPO 시장을 흔들 대어로 꼽힌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대형 종목들의 컴백 여부도 관심이다. 마켓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등이 수요예측을 전후해 상장 일정을 철회하거나 미뤘다. 또 다른 대형 유통기업인 CJ올리브영 등도 IPO 저울질을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시점의 문제일 뿐 시장 상황이 개선되는 대로 다시 상장 진행에 착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와 이에 따른 지수 회복이 예상되는 올해가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 IPO 종목들이 공모가 대비 큰 폭의 수익률을 거뒀던 만큼 올해도 투자자의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 여파로 부진한 실적이 반영된 성적표를 들고 상장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다. 지난해
파두(440110) 이슈로 금융당국이 기술특례상장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시장의 영향과 반응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IPO 시장 흐름을 전망하면서도 옥석가리기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공모주 투자 심리는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 및 시장 지수 회복으로 지난해 대비 우호적인 IPO 시장 분위기가 전망된다”고 말했다.